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세계가전쇼’ 행사장에서 7일 한 업체가 선보인 무인비행기가 날아오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5’ 이틀째
스위치를 켜자 ‘파르르’ 소리를 내며 ‘전자 새’가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이 모습에 주변 모두 ‘와’하며 탄성을 질렀다. 비록 그물망에 갇혀 더 멀리 날아가지는 못했지만 새는 허공을 힘차게 갈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시이에스(CES) 2015’ 이틀째인 7일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무인항공기 ‘드론’이었다. ‘군사용’이라는 옛 이미지를 벗고, ‘상업용’으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을 보여줬다.
드론은 올해 전시회의 주제인 ‘빠른 혁신: 파괴할 것인가, 파괴당할 것인가’에 가장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일간지 <유에이에이투데이>는 ‘드론이 시이에스를 침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사에선 중국 디제이아이(DJI)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한국 등 여러 나라 업체들이 드론을 출시했다.
선두 주자로 꼽히는 디제이아이는 초고화질(4K) 카메라를 장착한 ‘인스파이어 1’(2899달러)과 ‘스프레딩 윙스 에스1000+’(6000달러)를 선보였다. 360도 돌아가는 카메라로 허공에서 주변의 모든 사물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영국 자노는 플래시 내장 카메라가 장착됐는데도 무게가 55g에 불과한 초소형 드론을 선보였고, 프랑스 패롯은 초고화질(Full HD)과 위치인식기능(GPS)을 갖춘 ‘패롯 비밥 드론’을 내세웠다. 한국의 바이로봇은 완구용 ‘드론 파이터’를 출품했다.
대기업도 가세했다. 통신칩 제조업체인 퀄컴은 전력 소모가 낮고, 공중과 육상 모두 다닐 수 있는 ‘스냅드래곤 카고’를 선보였다. 인텔 역시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해 스스로 피해가는 드론을 공개했다.
초고화질에 초소형, 초경량 실현
GPS 통해 출발점으로 복귀 기능도
올 드론 시장 규모 55% 성장 예상 3D프린터, 다양한 제품 제작 시연
심장박동 인식 웨어러블도 눈길 관련 제조업체가 늘어나는 것은 풍부한 가능성 때문이다. 아마존이 배송용으로, 구글이 의약품 전달용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부동산, 삼림 감시 등 그 사용처는 다양해질 전망이다. 전미가전협회(CEA)는 올해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견줘 55% 증가한 1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항공전문조사기관인 틸그룹(TEAL GROUP)은 2024년까지 시장 규모가 115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히 한계는 엿보였다. 가장 관심을 끈 디제이아이의 인스파이어 1의 비행시간이 18분으로 짧고, 리모콘으로 제어할 수 있는 거리는 2㎞에 지나지 않는다. 또 드론이 늘어나면 충돌 우려도 나온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2018년까지 7000대의 드론이 허공을 활주할 것으로 예상돼 공중교통체계를 수립하고 있다.
드론과 함께 입체(3D) 프린터도 큰 관심을 끌었다. 메이커봇, 울티메이커 30여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부스에서는 직접 모형을 깎는 모습을 시연하면서 단순한 장난감부터 기념품, 의류까지 제작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가격도 200달러에서 수만달러까지 다양했다. 외국업체들과 함께 참여한 국내기업 하이비젼시스템의 신정현 부장은 “중국 업체들은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고, 미국 업체들도 오바마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어서 경쟁력이 있다”며 “우리나라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세계 시장의 2.5% 정도”라고 말했다. 또다른 국내기업인 로킷의 김도희 상무는 “중소기업이 비싼 값에 금형으로 시제품을 만드는 대신 입체 프린터를 이용하면 훨씬 빠르고 싸게 만들 수 있다”며 “아직 국내 시장은 성숙하지 않아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자전거를 타고가다 방향을 가리키는 손을 올리면 옷도 함께 신호를 표시하거나, 목걸이에 인식된 센서가 심장박동을 인식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웨어러블(착용) 기기도 인기를 끌었다. 국내 전자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가능성이 큰 드론이나 3차원 프린터 등은 기존 산업 영역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라스베이거스/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GPS 통해 출발점으로 복귀 기능도
올 드론 시장 규모 55% 성장 예상 3D프린터, 다양한 제품 제작 시연
심장박동 인식 웨어러블도 눈길 관련 제조업체가 늘어나는 것은 풍부한 가능성 때문이다. 아마존이 배송용으로, 구글이 의약품 전달용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부동산, 삼림 감시 등 그 사용처는 다양해질 전망이다. 전미가전협회(CEA)는 올해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견줘 55% 증가한 1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항공전문조사기관인 틸그룹(TEAL GROUP)은 2024년까지 시장 규모가 115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이에스 2015’에서 한 모델이 입체 프린터 업체가 만든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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