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엠에스(MS)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스틱피씨(PC)’를 비롯한 40여 가지 윈도 운영체제 기반의 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들고 다니는 피시시대 열겠다”
스틱피시 등 윈도용 40여종 공개
업무·교육용 시장에 강점 자신감
검색·SNS 중점둔 구글과 차별화
스틱피시 등 윈도용 40여종 공개
업무·교육용 시장에 강점 자신감
검색·SNS 중점둔 구글과 차별화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태블릿피시 시장의 앞날에 대해 다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구글은 태블릿 시장의 앞날이 불투명할 것으로 보며 소극적인 자세를 갖는 데 비해, 엠에스는 앞으로 태블릿 수요가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해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모습까지 보인다.
엠에스는 17일 서울 중학동 회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티아 나델라 회장의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비전을 소개하고, 이를 위한 윈도 생태계와 디바이스(기기)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엠에스는 “‘어느 디바이스나 다 여러분의 디바이스가 될 수 있게 해드리겠다’는 목표가 있다. 이를 위해 모양, 화면 크기, 가격 등 세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윈도 운영체제 기기들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엠에스는 이날 행사장에서 최근 출시했거나 곧 출시 예정인 윈도용 기기 40여종을 선보였다. 각각 소형 피시(PC), 태블릿, 데스크톱, 태블릿-노트북 겸용(2-인-1), 개인용컴퓨터-디지털텔레비전 겸용(올-인-원), 사물인터넷용 보드 등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고, 화면 크기도 8~29인치로 다양하다. 판매(예정)가 역시 10만~200만원대다. 지난 동계가전전시회(CES)에서 ‘미래형 컴퓨터’로 주목을 받은 대우루컴스의 ‘스틱피시’도 시연했다. 스틱피시는 얇은 담뱃갑 절반 크기에 디스플레이와 입력장치 꽂이를 갖췄으며, 성능은 태블릿 수준이다. 운영체제로 윈도8.1을 장착했으며, 디지털텔레비전의 에이치디엠아이(HDMI) 단자에 꽂아 사용한다. 오는 5월부터 15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한국엠에스 장홍국 상무는 “2011년에서 2014년 사이 국내 개인용컴퓨터 시장은 500만대에서 485만대로 준 반면 태블릿 시장은 120만대에서 148만대로 증가했고,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사이에는 태블릿 수요가 60%나 늘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던 업체들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은 윈도 태블릿을 만들고 있다. 윈도 운영체제로 모든 디바이스를 공유하게 하여 ‘들고 다니는 피시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태블릿을 앞세우는 엠에스의 디바이스 확산 전략은, 앞서 구글이 내놓은 디바이스 전략과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아시아지역 기자들과 화상 간담회를 하면서 태블릿 시장의 전망에 대해 “스마트폰 화면이 대형화하고 성능이 좋아지면서 태블릿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구글의 비전으로 ‘모바일 퍼스트!’를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용도’의 차이가 전략의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한다. 엠에스의 윈도는 개인용컴퓨터와 더불어 업무용과 교육용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지금도 이 분야에 강점이 있다. 엠에스가 교실 정보화와 스마트 교육의 글로벌 확산을 가치공유사업(CSV)으로 정해 엄청난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것이다. 엠에스는 “업무용과 교육용 중심으로 태블릿 수요가 늘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업무)를 태블릿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도 태블릿 시장에 남다른 공을 들여, ‘윈텔’(윈도+인텔 칩) 진영이 다시 짜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견줘,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인터넷 검색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모바일게임 등에 특화돼 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도 이런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