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IT

‘알뜰폰’ 이름이 되레 알뜰폰 성장에 ‘걸림돌’?

등록 2015-05-03 15:49수정 2015-05-03 20:44

‘반값 휴대폰’ 알리려 2012년 국민 공모로 ‘알뜰폰’ 선정
차별화된 서비스는 가려지면서 여전히 비중 8.8% 그쳐
기존 이통사 가입자 빼오기엔 마케팅 돈과 유통망 한계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 설치된 알뜰폰 광고.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 설치된 알뜰폰 광고.
이동전화 재판매(MVNO) 서비스는 2011년 ‘반값 이동전화’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이용자들이 이름만으로도 ‘싼 이동전화’라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 2012년 국민 공모를 통해 ‘알뜰폰’이란 이름까지 지어 붙였고, 사업자만도 27곳에 이른다. 알뜰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 지난달에는 504만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5732만명) 가운데 재판매 서비스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아직 미미한 편이다.

알뜰폰은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유플러스(LGU+) 통신망을 빌려 사용한다. 사업자만 다를 뿐 통신망은 같은 것을 쓴다는 뜻이다. 따라서 음성·데이터통화 품질 모두 기존 이동통신사와 똑같다. 하지만 알뜰폰 요금은 이통사 요금의 절반 수준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가입자당 매출 평균은 월 1만5700원으로 이통 3사 평균(3만6400원)의 43%에 불과하다.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려 사용하고, 전파 사용료 감면 같은 정책적인 지원도 받기 때문이다. 미국·영국·프랑스 등에서는 일찍부터 재판매 서비스 이용이 보편화돼 영국 등은 재판매 이용자 비중이 15%를 넘는다.

우리나라 알뜰폰은 처음부터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 유럽이나 미국에선 이동전화 보급률이 낮은 시점에서 재판매 시장이 만들어진 데 비해 우리나라 알뜰폰은 이동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은 상태에서 출발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존 이통사 가입자를 빼와야 하는데, 마케팅 능력과 유통망 규모 등에서 이통사와 대적한다는 게 쉽지 않다. 가입자가 500만명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이통사들에 대한 영업정지 및 단말기유통법 시행에 따른 알뜰폰 이용자 증가가 큰 원인이다.

정부와 이통사들이 알뜰폰을 이용자의 요금 인하 요구를 희석하는 용도로 활용한 측면도 없지 않다. 실제로 정부는 그동안 정치권·시민단체·이용자의 요금 인하 요구가 거세질 때마다 “인위적인 요금 인하는 어렵다”며 ‘알뜰폰 활성화를 통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통 3사가 시장을 독과점하며 갖가지 요금 할인과 결합상품 기법으로 가입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 3사는 지금도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독과점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엘티이(LTE)와 무선랜(와이파이) 등 빠른 데이터통신 속도를 제공하는 이동통신망의 확산으로 이동통신 재판매의 차별화 포인트가 서비스로 넘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 대형 병원이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로 건강을 염려하는 중장년층을 가입자로 유치하고, 대형 교회나 절 등이 이동통신 재판매에 신앙생활 도우미 서비스를 얹어 신도들을 가입자로 유치하며, 백화점이 브이아이피 고객의 쇼핑을 돕는 수단으로 이동통신 재판매를 하는 것 등이 가능해진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조규조 통신정책국장은 “그동안 (차별화된 서비스는 뒤로 제쳐놓은) ‘알뜰폰’이란 이름이 오히려 이동통신 재판매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