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가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잇따라 ‘대박’을 터트리며 넥슨과 엔씨소프트로 이어져온 게임업계의 성공신화를 다시 쓰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2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데아’(사진)를 공개했다. 이데아는 넷마블게임즈가 3년 동안 60여명을 투입해 개발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 대작이다. 6월 베타테스트를 거쳐 7월에 국내시장에 내놓고, 10월에는 글로벌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피시로 온라인게임을 즐길 때의 감동을 스마트폰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해줄 것으로 자신한다. 3년 전 내부적으로 정한 미션이었는데, 이데아를 통해 이뤘다. 최대 42명이 함께 공성전을 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이전 모바일 게임을 내놓을 때는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하거나 네이버와 공동 마케팅을 했지만, 이번 이데아는 독자적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마켓팅 플랫폼의 도움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권영식 대표는 “지난달 30일 전세계 148개국에서 내놓은 ‘마블 퓨처파이트’의 누적 다운로드가 1300만을 넘었다”고 말했다. 영화 ‘어벤저스2’의 주인공들을 캐릭터로 사용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으로, 영화 개봉일에 맞춰 출시됐다. 모바일 게임은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면 성공가도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앞서 지난 3월 내놓은 ‘레이븐’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기간 장악해왔던 핀란드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을 밀어내고, 65일째 구글 플레이 모바일게임부문 매출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븐에는 권영식 대표가 ‘국내 시장을 외산 게임(클래시 오브 클랜)에 장악당하다니 참을 수 없다’면서 절치부심해 개발했다’는 스토리가 덧붙여져 있는데, 이게 레이븐과 넷마블게임즈의 성공이 업계에서 화제가 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넷마블은 2012년 선보인 ‘다함께 차차차’로 이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 나이츠’ 등을 연속으로 히트시켜 이름을 날렸고, 지난해 3월에는 중국 텐센트로부터 국내 게임업체로는 가장 많은 530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20일 현재 구글 플레이의 모바일게임부문 매출 순위 10위권에 든 게임 가운데 5개가 넷마블게임즈 작품이다.
지난 1분기에는 매출 2034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기준 업계 순위에서도 지난해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57.5%, 영업이익은 191.3% 증가했다.
한편, 넷마블게임즈가 내놓는 모바일게임들이 줄줄이 성공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넷마블게임즈와 지분을 교차 소유하는 전략적 제휴를 주도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처지도 좋아졌다. 김 대표는 그동안 넥슨 등 주주들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급급해 넷마블게임즈 주가를 너무 높게 쳐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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