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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팬택 끝내…막 내리는 ‘벤처 신화’

등록 2015-05-26 19:58수정 2015-05-26 20:23

법정관리 폐지 신청
사실상 회생 노력 포기
“주주·협력업체에 죄송” 사과문
한때 세계 5위 명성 역사 속으로
휴대전화 단말기 생산업체 팬택이 2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신청했다. 사실상 회생 노력을 포기한 것이다. 이로써 팬택은 6월말까지 누군가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가격의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파산 절차를 거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팬택은 “지난 10개월의 노력에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는 적합한 인수 대상자를 찾지 못했다. 더는 기업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돼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팬택은 법정관리인(이준우 대표이사) 이름으로 ‘사과문’을 내어 “주주와 채권단 및 협력업체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머리 조아려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팬택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업회생절차 폐지(중단)를 신청했다고 해서 곧바로 파산 절차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물어 2주 안에 ‘회생계획안 인가 전 폐지’(임의적 파산 선고) 결정을 하게 되는데, 만에 하나 파산 선고가 나지 않으면 팬택은 법정 밖에서 투자자를 스스로 구하는 방식의 자구책 마련에 나서게 될 수도 있다. 법원이 폐지 신청을 받아들여 파산 선고를 하면 팬택 채권자들은 파산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팬택의 남은 자산을 나눠 갖고, 팬택 임직원 1200여명은 실업자가 된다.

팬택은 1991년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에 의해 설립됐다. 이듬해 무선호출기(삐삐) 사업을 시작한 뒤 1997년 휴대전화로 사업을 확장했고, 이후 현대큐리텔(2001년)과 에스케이텔레텍(2005년) 등 몸집이 더 큰 경쟁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한때 세계 5위의 휴대전화 회사로 기록되기도 했다. 팬택은 ‘성공한 벤처기업’, 창업자인 박 전 부회장은 ‘성공한 벤처기업가’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지 못하고,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해 주력사업을 휴대전화에서 가정용 로봇으로 전환하려던 계획마저 틀어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2006년에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이후 구조조정 등을 통해 2011년 12월 기업개선작업이 종료됐으나 2014년 3월 다시 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이후 경영난이 더욱 심해져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박 전 부회장도 2013년 9월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3차례의 매각 시도가 모두 무산되면서 이제 파산 위기에 몰렸다. 그동안 정부와 법원은 물론이고 이동통신사들과 삼성전자까지 팬택의 상징성을 고려해 어떻게든 회생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팬택 임직원들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고문에 시달려왔다”며 “회생절차 폐지 신청은 더 이상 매각이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게 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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