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전자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 공개 행사가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려 행사 관계자가 엘지의 6번째 스마트워치 ‘어베인 2nd 에디션’(왼쪽)과 ‘V10’의 연동을 시연하고 있다. 이 제품은 엘티이(LTE) 통신기능을 지원하는 첫 안드로이드웨어 스마트워치로 올 4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세계 최초 전면 보조화면 적용
출고가 80만원…오는 8일 출시
출고가 80만원…오는 8일 출시
엘지(LG)전자가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10’을 1일 선보였다. 조준호 엘지전자 엠시(MC)사업본부장(사장)이 지난 3월 “지(G) 시리즈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혀 ‘슈퍼프리미엄폰’이란 별칭까지 얻었지만 정작 선보인 제품은 성능 개선에만 그쳤다는 반응이 나온다.
조준호 사장은 이날 서울 반포 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V10이 특별한 것은 ‘경험’을 굉장히 염두에 뒀다는 것”이라며 “상상하지 못했던 고객 경험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준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차별화된 디자인과 독창적 사용자 경험(UX), 강력한 내구성, 강력한 영상 기능, 하이엔드 사운드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 4월 G4를 선보일 때 강조한 ‘비주얼 세대’를 위한 카메라나 인간 중심의 사용자 경험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외관 역시 5.5인치에서 5.7인치로 커졌지만 기존 디자인과 큰 차별성이 없다.
V10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최초로 적용한 전면의 보조화면이다. 디스플레이 상단 오른쪽에 위치한 보조화면(51.4×7.9㎜)은 메인화면과 각각 작동해 두 화면을 동시에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 또 메인화면이 꺼져 있어도 날씨, 시간, 요일, 배터리 잔량을 비롯한 기본 정보는 물론 문자 등의 알림 정보를 보여준다. 전면에 달린 두 개의 카메라(듀얼 카메라)는 셀카 촬영 때 더 넓은 배경과 더 많은 인물을 담을 수 있다. ‘비디오 전문가 모드’도 탑재해 정밀한 촬영과 이후 편리한 편집 기능을 갖추고 있다. 조 사장은 “단순한 기능이나 보편화된 제품 사양, 뻔한 디자인이 아닌 상상하지 못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V10은 그러한 엘지전자 스마트폰의 근본적인 변화를 알려주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V10의 출고가격은 79만9700원(부가세 포함)으로 오는 8일 한국 시장에 나온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엘지전자의 기대와는 다르다. 한 증권사 분석가는 “‘슈퍼프리미엄폰’이라고 하지만 일부 성능이 향상된 것을 제외하고 혁신은 없었다”며 “향후 G5가 나올 때까지 크게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폰 없이 시장에 대처해야 한다”고 평했다. 엘지전자의 한 임원 역시 “내부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엘지전자 휴대전화 단말기 수익은 위태위태하다. 엠시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2013년 710억원에서 ‘G3’에 힘입어 2014년 3160억원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실적이 떨어져 약 1천억원, 내년에는 약 500억원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증권사들은 전망한다. 아이비케이(IBK)증권 이승우 분석가는 “중국 업체들뿐만 아니라 각 나라 현지 업체들도 경쟁력을 나름 높이고 있어 중저가에서 엘지전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래서 프리미엄폰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지만 삼성전자가 제품 출시 간격을 줄이고 있는 등 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구본준 엘지전자 부회장은 이날 취임 5돌을 맞았다. 그동안 구 부회장은 가전사업을 탄탄하게 하고 미래 먹을거리로 전기차 등을 발굴했지만 휴대전화 사업의 부활은 여전히 숙제로 남겨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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