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덕분에” 삼성전자 7조 ‘깜짝실적’

3분기 영업이익 기대치 넘어
휴대전화는 전분기와 비슷

삼성전자가 3분기에 반도체 사업의 호조와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이 4분기 연속 반등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매출이 50조원대로 올라서면서 외형과 수익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79.8% 증가했고, 지난 2분기에 비해서는 5.8% 늘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반등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4조600억원으로 떨어졌다가 4분기에 5조원대로 회복했고, 올해 1분기에는 5조원 후반대, 2분기에는 6조원 후반대로 올라섰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두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평가가 나온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증권업계의 평균 전망치를 상당한 폭으로 초과하는 실적이 나왔을 때 쓰는 용어다. 실제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2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6조5865억원)보다 7000억원이나 많다. 22개 증권사의 전망치 중 최고값(7조930억원)보다도 2000억원 이상 많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51조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는 7.48%, 전분기보다는 5.07% 증가했다. 매출이 5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만이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누계는 153조4800억원으로 연간 매출 200조원 돌파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4.31%로, 한창 실적이 좋았을 때의 15%대에 육박했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달말 확정 실적 공시 때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부문은 메모리 공정의 20나노 전환에 따른 원가 개선 효과 및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A9’ 칩 생산과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칩 물량 확대 같은 시스템 엘에스아이(LSI) 사업 호조로 3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아이엠(IM)부문은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인한 평균 판매단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지난 1·2분기와 비슷한 2조원대 후반에 머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가근 케이티(K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평균 환율이 전분기 대비 7% 높은 수준이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품의 가격 하락에도 환율 효과 덕분에 수익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재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