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첫 4GB모듈 양산
삼성전자가 데이터 보관 및 읽기 속도를 그동안 나온 최고 성능의 디램(D-RAM)보다 7배 이상 높인 ‘4기가바이트(GB) 고대역폭 메모리(HBM2 D램)’ 모듈 양산을 시작했다고 19일 밝혔다. 디램은 높은 집적도의 반도체 기억장치다. 이번 양산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메모리 모듈 제품 사업이 고성능 컴퓨터에 쓰이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양산에 들어간 고대역폭 메모리 모듈은 ‘실리콘관통전극(TSV)’이란 기술을 이용해 데이터 처리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모량을 줄이고, 보드 장착 시 차지하는 면적을 줄인 게 특징이다. 실리콘관통전극은 일반 종이 두께의 절반보다 얇게 깎고 5천개 이상의 구멍을 낸 메모리 칩을 차례로 쌓아올린 뒤 구멍으로 선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번 제품은 2세대 규격(HBM2)을 적용해, 기존 1세대 규격 제품보다 속도가 2배 가량 빠르다. 차세대 그래픽카드와 초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요구되는 ‘초절전·초슬림·고신뢰성’까지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128기가 디디아르(DDR)4 디램 모듈을 양산해 초고속 메모리 비중을 넓힌 데 이어 2개월만에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규격 모듈 양산에 성공해 차세대 그래픽 디램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이보다 용량을 2배 올린 8기가짜리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개발된 디램 가운데 가장 빠른 4기가 지디디아르(GDDR)5(9Gbps)에 견줘 데이터 처리 속도는 7배 이상 빠르고, 보드 장착 시 차지하는 면적은 5%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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