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 수사·정보기관이 2015년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네이버로부터 개인정보와 인터넷 이용정보를 받아간 누리꾼 계정 수가 2012년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네이버가 26일 공개한 ‘2015년 하반기 투명성 보고서’를 보면, 수사·정보기관은 지난해 하반기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네이버한테 16만2206개 계정의 정보를 받아갔다. 2015년 상·하반기를 합치면, 22만3940개 계정의 정보를 받아간 것이다. 앞서 네이버는 2012년 16만9669개, 2013년 21만9357개, 2014년 7만6379개 계정의 정보를 압수수색으로 수사·정보기관에 내어줬다.
연간으로 보면, 수사·정보기관이 받아간 누리꾼 계정 수가 2014년에 줄어들었다가 2015년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반기별로 보면, 2013년 하반기 17만8천여개 이후 반기당 10만개 이하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다시 16만2천여개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11월 ‘민중 총궐기 대회’ 이후 이어진 공안 정국 속에서 수사·정보기관들이 누리꾼들의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을 늘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활동가는 “‘민중 총궐기’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수사가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누리꾼들의 정보인권이 크게 침해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압수영장 한 건당 네이버에서 압수한 계정 수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영장당 압수 계정 수는 2012년 133개에서 2013년 27개, 2014년 9개로 크게 줄어들었으나, 2015년 29개로 늘어났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감청, 이용자 정보 제공 협조 요청 등의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반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이전 자료를 보면, 진보 성향의 누리꾼들이 많이 모이는 다음 포털의 ‘아고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에 대한 압수 계정 수가 네이버에 견줘 훨씬 많았다. 카카오도 조만간 ‘2015년 하반기 투명성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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