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30만원대 품질 좋은 제품
젊은층 인기에 이통사 주력으로
SKT ‘쏠’ 하루 1500대 이상 팔려
KT ‘갤럭시 J7’ 한달만에 10만대
LGU+ ‘Y6’ 등 실속형 비중 30%대
알뜰폰도 20만원대 LG K10 승부수
젊은층 인기에 이통사 주력으로
SKT ‘쏠’ 하루 1500대 이상 팔려
KT ‘갤럭시 J7’ 한달만에 10만대
LGU+ ‘Y6’ 등 실속형 비중 30%대
알뜰폰도 20만원대 LG K10 승부수
티시엘(TCL)알카텔의 ‘쏠’(Sol), 삼성전자의 ‘갤럭시J7’, 화웨이의 ‘Y6’, 엘지전자의 ‘K10’ 등 이른바 ‘실속형’ 스마트폰들이 잇따라 이통사들의 ‘간판 스마트폰’ 자리를 꿰차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6s’,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엘지전자의 ‘G4’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은 이들에 밀려 이동통신사 마케팅에서 사라지고 있다.
28일 이통사들의 단말기 마케팅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출고가 15만~30만원대의 전용 스마트폰을 앞세우며 ‘착한 가격대의 프리미엄급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특히 “20~30대 젊은층이 많이 찾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이통사들은 이 연령대의 가입자들에게 아이폰6s나 갤럭시S6를 먼저 권했다. 이동통신 시장에 알뜰 소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스마트폰을 고를 때도 ‘브랜드’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를 따지는 흐름이 뚜렷해지자, 이통사들이 ‘대표선수’로 실속형 스마트폰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33만9300원짜리 쏠을 내세운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태양의 스마트폰’ 쏠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달 19일 출시한 뒤 사흘 만에 예약 가입자가 1만명을 넘었고, 요즘도 하루 평균 1500대 이상 나간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쏠 고객의 나이를 분석해보니 20~30대가 52%, 40대가 24%로 나왔다. 지난해 9월 출시돼 연말까지 석달 만에 15만대 이상 나간 출고가 49만9900원짜리 스마트폰 ‘루나’와 쏠의 인기 덕에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0% 안팎에 머물던 40만원대 이하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이 올해 들어서는 20%대 초반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케이티(KT)는 출고가 36만9600원짜리 갤럭시J7을 앞세운다. 지난해 12월 출시돼 한달 만에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었고, 요즘도 하루 평균 2천여대씩 나간다고 한다. 케이티는 “삼성전자 제품이라 유지 보수에 대한 신뢰가 높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못지않은 밝고 큰 화면과 대용량 배터리를 가졌으면서 가격이 30만원대 중반이라는 게 인기 비결로 보인다”고 밝혔다.
엘지유플러스의 요즘 ‘병기’는 출고가 15만4천원짜리 화웨이 Y6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뒤 판매량이 1만대, 2만대를 넘을 때마다 보도자료를 내어 미디어 노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업체는 “27일 기준으로 판매량이 2만5천대를 넘었고, 요즘도 하루 700~800여대씩 나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10만~20만원대 실속형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30%대 후반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가입자들도 이통사들이 실속형 스마트폰을 앞세우는 걸 반기는 모습이다. 당당하게 저가 스마트폰을 요구할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이다. 며칠 전 스마트폰을 출고가 27만5천원짜리 ‘K10’으로 바꿨다는 유상희씨는 “대리점 직원이 평소 이용량 등을 물어보더니 ‘요즘은 실속형이 대세다. 가성비가 좋다’며 권하길래 선뜻 결정했다. 무엇보다 단말기 지원금 더 받으려고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스마트폰 제조사의 처지도 바꿔놓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저가’를 표방한 화웨이와 샤오미 등은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으로 한발 더 다가섰고, 실속형 스마트폰 수요가 일 것을 먼저 예측해 발빠르게 따라간 삼성전자도 ‘선방’했다. 반면 프리미엄에 ‘올인’했던 애플은 지난 분기 실적이 둔화된 데 이어 이번 분기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엘지전자 역시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응이 늦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부진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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