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언론과 함께하는 넷마블게임즈’ 행사에서 기업공개 계획 등 회사 발전 전략을 밝히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제공
성사땐 글로벌 업체 도약 가능
국내 게임산업 재평가도 기대
나스닥 등 해외시장 공개도 검토
올해 새 모바일게임 30종 출시
국내 게임산업 재평가도 기대
나스닥 등 해외시장 공개도 검토
올해 새 모바일게임 30종 출시
넷마블게임즈의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을까?
넷마블게임즈가 늦어도 내년 초까지 기업공개(상장)를 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기업가치가 얼마나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만약 10조원을 넘으면 한국 게임산업이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넷마블게임즈는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언론과 함께 하는 넷마블게임즈’ 행사를 열어 이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기업공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디에 상장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현재 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는데, 어디에 상장할지는 주관사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넷마블게임즈가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해외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넥슨도 2011년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주요 주주와 증권사 대상 기업공개 설명회 과정에서 시가총액 규모를 10조원 안팎으로 전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5조1천여억원)와 넥슨(7조7천여억원)은 물론이고 카카오(5조6천여억원)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넷마블게임즈의 지난해 순이익이 2천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50배에 이른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주가수익비율은 각각 18배와 22배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런 전망이 무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모바일게임의 선두주자인데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2~3종의 게임에 의존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10종의 게임에서 매출의 80% 이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이미 글로벌 게임업체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도 국내와 해외 시장에 모바일게임 신작 30종을 내놔 지난 3년 동안 유지해온 연평균 68%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북미·중국·일본을 ‘빅3 시장’으로 꼽아 각 시장별로 현지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게임을 집중 출시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에는 디즈니 캐릭터를 사용한 ‘모두의 마블 디즈니’와 호텔 카지노 게임을 그대로 구현한 ‘올 포 카지노’ 등 10종, 일본에는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 대상을 받은 ‘레이븐’과 ‘세븐나이츠’ 등 9종, 중국에는 ‘리니지 2 모바일’과 ‘스톤에이지’ 등 4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넷마블게임즈는 또 개발 자회사 가운데 ‘몬스터 길들이기’와 ‘마블 퓨처 파이트’를 개발한 넷마블몬스터와 레이븐의 개발사인 넷마블에스티를 합병해 글로벌 게임 개발업체로 육성할 방침이다.
한편 넷마블게임즈의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이르면, 방 의장의 지분(32.4%) 가치는 3조원을 넘게 된다. 게임으로 성공한 벤처기업가들의 재산 순위에서 김정주 엔엑스시(NXC·넥슨 지주회사) 대표(2조5천억원 정도로 추산)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약 6천억원)를 앞서게 된다. 또 2년 전 5500억원(5억달러)을 투자해 넷마블게임즈 지분 25.3%를 확보한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도 5배의 투자수익율을 올리게 되고, 씨제이이엔엠(CJ E&M) 역시 3조2천억원가량의 현금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지분을 교환하는 형태로 3800억원을 투자해 넷마블게임즈 지분 9.8%를 확보한 엔씨소프트도 2.5배의 투자수익율을 얻게 된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가 넥슨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넷마블게임즈를 백기사로 끌어들이면서 지분 가격을 너무 비싸게 쳐준 것 아니냐’는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로 부상하면서 주관사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이날 행사에도 증권사 게임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40명 가까이 참석해 넷마블게임즈의 기업공개 및 신작 출시 계획 등을 꼼꼼히 메모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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