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엘지(LG)전자 사장(MC사업본부장)이 23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G5’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엘지전자 제공
한겨레 MWC 특집 / 주목받는 CEO들
조준호 엘지전자 사장
재미·놀이 강조한 G5 맞춰
청바지 차림으로 공개무대에
“엘지여서 계속 사게 하고 싶다”
조준호 엘지전자 사장
재미·놀이 강조한 G5 맞춰
청바지 차림으로 공개무대에
“엘지여서 계속 사게 하고 싶다”
조준호 엘지(LG)전자 사장(MC사업본부장)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2016’에 맞춘 프리미엄 스마트폰 ‘G5’ 공개 행사에서 청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재미’와 ‘놀이’를 강조한 G5에 맞춰 엄숙함 대신 발랄함을 선택한 것이다.
상황에 따른 그의 변신은 전략가형 경영 스타일을 보여준다. 조 사장은 전임인 박종석 엘지이노텍 사장이나 삼성전자의 고동진 사장이 개발자 출신인 것과 달리 마케팅을 전공한 전략가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 마케팅학과를 졸업해 엘지전자 정보통신 전략 담당 부사장(2002년)을 맡는 등 경영전략 분야에서 줄곧 일해 왔다. G5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휴대전화의 성능을 강조하는 대신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해달라” 등의 방향을 제시했다.
조준호 사장은 2014년 말부터 엘지전자 휴대전화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2005~2006년 피처폰인 ‘초콜릿폰’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을 당시 북미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북미법인장인 그의 역할이 컸다. 그때의 영광을 되살리라는 과제를 받고 부임한 것이다. 취임 뒤 1년여가 지난 지금, 그의 스타일이 반영된 이른바 ‘조준호폰’이라는 G5가 탄생했다.
조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G4는 기대만큼 못했던 게 사실이다. 양강 체제가 확고한 상태에서 그들 제품보다 이런 면에서 좀 낫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고객에게는 안 먹힌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기능 면에서 뛰어나다고 강조해도 큰 차이가 없는 한 소비자들은 쓰던 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조한 것이 독특한 가치였다. 그는 “주제를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에 잡아 기기를 준비했고, 방향을 놀이나 재미, 플레이 쪽에서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취임 후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G5 출시 이후 다음 전략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주변기기를 넓혀 ‘팬덤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엘지전자는 조만간 개발자회의를 열어 협력업체들이 모듈 방식의 주변기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그는 “엘지가 어떤 면에서 ‘굉장히 좋다’는 팬덤을 고객들의 마음속에 만들어내야겠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으면 옮기는 것이 아니라 엘지여서 계속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이정훈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