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이 2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갤럭시S7·S7엣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삼성전자 제공
한겨레 MWC 특집 / 주목받는 CEO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개발자로 입사뒤 인사업무 거쳐
진두지휘보다 독려·소통 중시
대입 실패담 전하는 솔직함 눈길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개발자로 입사뒤 인사업무 거쳐
진두지휘보다 독려·소통 중시
대입 실패담 전하는 솔직함 눈길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2016’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동안 신종균 아이엠(IM)사업부문장이 맡아오던 갤럭시 시리즈의 언팩(제품 공개) 행사를 지난해 말 무선사업부장이 된 그가 맡았다.
고 사장은 무대에 올라 ‘갤럭시S7·S7엣지’를 소개하면서 “30여년 전 삼성전자에 처음 입사했을 때 내가 삼성전자를 대표해 세계에 주력 제품을 설명할지 몰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무선사업부에서 제품 기획 및 개발은 물론 인사 업무도 했다. 이런 경력을 두고 삼성전자의 한 부장은 “직접 기술 개발을 하기보다 최신 기술의 흐름과 방향을 잘 파악하고 연구개발 인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1993년부터 2000년까지 무선사업부에서 인사팀과 인력팀을 거치면서 기술 변화를 재빨리 파악해 필요한 곳에 인력을 배치하고, 꼭 필요한 해외 인재를 파악해 영입하는 일을 했다.
신종균 사장이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스타일이라면, 고 사장은 기술 개발을 독려하며 소통하는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다. 갤럭시S7·S7엣지도 소비자와의 소통 속에서 나왔다. 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들이 전작(갤럭시S6)에 빠져서 아쉽다는 부분을 가능하면 다 집어넣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필요를 읽었다는 것이다. 그는 전·후기로 나뉘었던 과거 대학 입시에서 전기에서 떨어져 후기로 입학한 실패담을 전하는 솔직함도 보였다. 고 사장은 성균관대 산업공학과를 나와 영국 서식스대학에서 기술정책 석사를 마쳤다.
고 사장은 최근 사내 인터뷰에서도 이런 스타일을 드러냈다. 그는 “일과 삶에서 사람을 가장 우선시한다. 이를 항상 염두에 두고, 회사에서도 직원들이 개선점을 찾기 위해 토론하고 논쟁하도록 장려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활발한 토론과 건설적인 논쟁은 궁극적으로는 조직의 문화를 바꾸고 대기업에도 ‘벤처정신’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는다. 새로운 문화를 전파하고 솔선수범을 실천하는 리더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람을 강조하는 고 사장의 리더십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갤럭시S8 등 향후 제품들은 어떤 모습일지 관심을 모은다.
바르셀로나/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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