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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갤S7, 가상현실로 가는 문…G5, 갈아끼우는대로 변신

등록 2016-02-27 01:12수정 2016-02-29 10:35

MWC 취재기자들의 ‘편들기 썰전’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7·S7엣지’ 언팩(제품 공개) 행사에서 고동진 사장(무선사업부장)이 설명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7·S7엣지’ 언팩(제품 공개) 행사에서 고동진 사장(무선사업부장)이 설명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는 이번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똑같이 “한계를 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가상현실(VR) 세계로 이끄는 플랫폼으로 변모시키겠다고 선언했고, 엘지전자는 배터리 부분의 모듈을 교체하는 ‘변신 로봇’ 방식을 도입해 확장성을 강조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두 회사의 주력 스마트폰 언팩(공개 행사)에 참석한 <한겨레> 기자 두 명이 ‘편파 논쟁’을 해봤다. 각기 다른 장단점이 있는 두 제품을 놓고 객관성은 내려놓은 채 오롯이 한편에 서서 자신의 폰을 옹호하고 상대 폰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차이점과 특징 등을 비교 분석했다.

갤S7, 가상현실로 가는 문…모바일 역사 새로 쓴다

이정훈 기자 우선 두 제품을 비교하는 것이 급이 맞는 일인지부터 모르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의 아성을 구축한 반면 엘지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추락을 거듭해 현재 글로벌 점유율 5위(2015년 4분기 7위·카운터리서치 자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둘을 놓고 비교하는 것은 성인과 아이를 놓고 비교하는 것과 같다.

권오성 기자 엘지전자가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고 새 폰이 공개됐으니 새 폰에 집중하자. 이번 ‘G5와 친구들(Friends)’은 전작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 이번 행사에서 받은 호응은 ‘갤럭시S7·S7엣지’보다 더 뜨거웠다. 실례로 ‘스마트폰, 혁신인가 일상용품인가’라는 주제의 포럼을 참관했는데 “갤럭시S7·S7엣지가 경쟁자의 압력을 막기에 충분한가”라는 즉석 설문조사에서 참가자들 6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감히 말하건대 갤럭시S7의 강력한 경쟁자가 같은 날 등장한 ‘G5’라고 생각한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갤럭시S7에 대해서는 “예상대로”라는 평가가 나온 반면, G5에 대해서는 “기대 이상”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갤S7, 이래서 최고
방수·방진 기능 강화하는 대신
디자인은 전작 계승 ‘신구 조화’
전교 1등과 5등, 뚜렷하게 차이

G5, 넌 아직 안돼
가상현실 기술 이제야 걸음마
모듈 끼워 결합하는 방식 복잡
호평받았다고 판매도 좋을까

그거야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교 1등과 반에서 7등한테 바라는 성적은 다를 수밖에 없지 않나? 어쨌든 하기로 했으니 말해 보자. 우선 갤럭시S7·S7엣지는 전작보다 성능이 많이 개선됐다. 갤럭시S4·S5에 쓰였던 외장메모리 슬롯이나 방수·방진 기능이 훨씬 강화됐다. 소비자들이 아쉬워하던 부분을 채운 제품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S6와 S6엣지 언팩 행사에도 참여했다. 당시 기존 삼성전자 디자인과 차별화돼 “아름다워졌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올해 제품은 그 디자인을 계승했다. 새 기능과 기존 디자인을 유지하는 신구 조화를 이룬 셈이다. G5는 전작보다 많은 변화를 줬다는 점은 알겠지만 아직도 갤럭시를 따라오려면 한참 모자란다.

엘지전자가 이렇게 일찍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제품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조준호 엘지전자 사장(MC사업본부장)이 개막 행사에서 “스마트폰 스크린 속에 갇힌 즐거움을 돌려주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새 제품의 핵심이 담겨 있다. G5는 무엇보다 확장성이 뛰어난 제품이다. 출시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에서 통화 다음으로 많이 쓰는 기능인 사진 찍기나 음악 감상 등을 모듈을 교체해서 더 심도 있게 가지고 놀 수 있게 했다. 사진에 민감한 사람은 G5를 디에스엘아르(DSLR)처럼, 음향에 민감한 이는 고급 사운드를 모듈로 즐길 수 있다. 이를 위해 로고까지 버렸다. 세계적인 오디오 기업인 뱅앤올룹슨이 고안한 모듈로 바꿔끼울 경우 엘지 로고는 사라지고 뱅앤올룹슨 로고가 박히게 된다. 이 정도의 커다란 변화에 비하면 갤럭시S7은 전작에 비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무슨 말인가. 확장성 면에서 갤럭시S7이 G5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 삼성은 이번에 갤럭시S7과 함께 주변 360도 촬영이 가능한 ‘기어 360’도 함께 선보였다. 삼성 언팩 행사에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등장해 “문자, 사진, 동영상에 이어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갤럭시S7은 그와 함께 가상현실 시대를 예고하면서 스마트폰을 기존의 화면에서 확장해 가상현실 세계로 들어가는 문으로서 활용성을 넓힌 것이다. 더욱이 갤럭시의 가상현실 감상용 기기 ‘기어 브이아르(VR)’는 삼성이 2014년부터 준비해 그만큼 많은 기술이 축적돼 있다. 반면 엘지전자는 올해 첫 가상현실 관련 기기를 선보였다. 영상을 보면 어지럼증 등이 더 심하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셈이다. 또 확장성을 단순히 하드웨어 수준으로만 보아선 곤란하다. 손쉽게 스마트폰을 꺼내 결제하는 삼성페이나 보안소프트웨어인 녹스(Knox) 등 소프트웨어까지 큰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엘지전자는 이제야 ‘엘지페이’를 올해 안에 국내에서 선보이는 등 이런 분야에선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 않은가?

확장성은 지금 무엇을 얼마나 내놓았느냐보다 앞으로 무엇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MWC 2016)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조르디 클럽에서 조준호 엘지(LG)전자 사장이 스마트폰의 무한 확장성을 제시한 ‘G5’를 소개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MWC 2016)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조르디 클럽에서 조준호 엘지(LG)전자 사장이 스마트폰의 무한 확장성을 제시한 ‘G5’를 소개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G5, 갈아끼우는대로 변신… 모듈 무한확장에 도전

G5는 이번에 8개의 ‘친구들’(Friends)을 선보였는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모듈형 결합 방식은 앞으로 많은 친구들을 추가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엘지전자는 올해 안에 개발자회의를 열어 다른 모듈과 프로그램도 만들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확장성의 차원이 달라진다. 또 휴대전화의 아랫부분을 꺼내 다른 기기로 갈아끼우는 것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어릴 적 장난감을 조립하는 듯한 재미도 준다. 그에 반해 갤럭시S7은 너무 얌전하다.

분리형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까? G5를 만져 봤는데 휴대전화 아래 옆쪽에 붙은 버튼을 누른 뒤 하단 모듈을 잡아 빼는 방식이 좀 투박한 느낌을 준다. 거기에 배터리를 다시 분리하고 다른 모듈에 끼워 다시 결합하는 방식은 복잡하다. 젊은 사람들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이 드신 분들이 쉽게 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것보다 오히려 물에 젖어도 문제없는 등 편의성이 중요하다.

G5, 이래서 감탄
사진찍기 좋아하면 DSLR로
오디오광이라면 고급 음질로
취향 따라 즐겁게 놀 수 있어

갤S7, 큰코다칠걸
전작보다 크게 달라진 것 없어
행사 현장 호응도 G5보다 못해
소비자 외면 G4 전철 밟을 수도

그것은 세심한 배려의 산물이다. 휴대전화 평균 사용기간인 약 2년을 고려해 나중에 흘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좀 빡빡하게 했다고 한다. 조 사장이 더 손쉽게 분리할 수 있는 시제품을 받아 점검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자주 분리해 헐거워질 위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이야 각종 휴대전화에 익숙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긴 하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분리형 스마트폰을 재미나게 즐기시지 않으리란 생각은 너무 경직된 거 아닌가.

둘 사이 급의 차이는 전시장에서도 드러났다. 삼성전자가 엘지전자보다 훨씬 세련돼 보였다. 엘지전자가 새 제품 선전에 집중했다면, 삼성전자는 자신의 개발 역사를 보여주면서 철학을 내보였다. 삼성전자의 기술 개발의 역사가 곧 휴대전화의 역사이며,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알려준다는 설명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다.

글쎄, 좋게 보면 1등의 여유이겠지만 나쁘게 보면 그만큼 제품에 자랑할 것이 없는 거 아닌가? 엘지전자는 추격자로서 제품을 알려야 하는 처지다. 더욱이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제품을 출시했다면 그것을 알리려고 제품을 깔아 소비자들이 직접 만져보고 조립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과연 실적은 어떨까? 기본적으로 갤럭시 시리즈는 수천만대가 팔리는 제품이다. 갤럭시S6가 약 5천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고동진 사장(무선사업부장)은 갤럭시S7이 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나 역시 신구 조화와 갤럭시라는 브랜드 파워가 맞물려 전작을 넘으리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은 더 깔끔해지고 사진을 비롯한 기능은 매력적으로 강화됐기 때문이다.

조 사장도 인정했지만 G4는 전작보다 판매가 줄었기 때문에 실패작이다. 카메라 등 몇몇 분야에서 기능을 개선했지만 소비자는 선택하지 않았다. 갤럭시S7이 G4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거꾸로 G5는 엘지전자 스마트폰으로는 처음 판매량 1천만대를 돌파한 G3를 능가할 것으로 본다. 제품 자체가 전작과 차별되고 많은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도 우리나라 제품이니까 잘 팔리길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섣부른 흥분은 금물이다. 지난해 갤럭시S6가 출시된 직후 글로벌 미디어들은 모두 호평 일색이었다. 한 외신 기자는 “나는 아이폰을 쓰지만 갤럭시S6를 갖고 싶다.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에 가장 뛰어나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하지만 성적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호평이 판매로 이어지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갤럭시S6엣지가 초반에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엘지전자는 그런 제조 측면에서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공급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만 마케팅이 약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인데, 그만큼 애정 어린 비판이어서 좋은 제품을 선보이면 결과는 따라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나저나 애플이 하반기에 아이폰7을 출시하면 싸움의 양상은 달라질 것 같다.

지난해 갤럭시S6 대리점들을 취재한 적이 있는데, 직원들이 갤럭시보다 아이폰을 추천해 놀랐다. 직원이 가져가는 마진이 새 제품보다 기존 제품이 더 커서 그럴 수 있지만, 중고폰으로 팔 때 아이폰이 더 비싼 값을 받는다는 말을 하는 데 마음이 동하더라. 결국 아이폰 출시 이전에 인기를 끌어가는 것과 이를 위해 판매가격을 적정하게 책정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생각이다.

(끄덕끄덕) 삼성과 엘지는 스마트폰의 혁신이 한계에 왔다는 비판론을 정공법으로 ‘그렇지 않다’고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각 회사의 개발자들이 엄청나게 노력했을 것이다. 두 회사 사장 모두 개발자들에게 감사를 표할 정도였으니까. 애플도 아마 긴장하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맞선 애플의 신작도 혁신을 기대하지만, 솔직히 얼마나 차별적인 제품을 들고나올 수 있을지 아직 비관적이다. 팔은 안으로 굽어서 우리 제품이 좀 잘 팔렸으면 하기도 하고.(웃음)

동감이다. 근데 이런 식의 편파보도는 다시 하지 말자. 내 것만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까지 흉봐야 해서 힘들다.

(웃으며) 이번 한번뿐이다.

(갤럭시S7을 옹호한 이정훈 기자는 실제로는 엘지전자 G3를 쓰고 있고, G5를 선호한 권오성 기자는 애플의 아이폰6S를 사용 중이다.)

바르셀로나/이정훈 권오성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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