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이 파티를 하거나 시험공부 하는 곳?
중소형 호텔(모텔) 이용 목적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데이트’ 목적이 주를 이뤘으나, 지금은 친구들과 파티를 하거나 시험공부를 하러 찾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대학생들은 스터디그룹이나 생일파티를 하러 모텔 가자고 할 때 “엠티(MT) 가자”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모텔을 찾아 예약까지 할 수 있게 해주는 앱 ‘여기 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지난 3~5일 이용자 1440명에게 데이트 외 목적으로 모텔을 이용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46.9%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가운데 38%는 파티, 29.1%는 게임과 영화감상 등 놀이, 13.7%는 출장 시 숙박, 9.6%는 프로포즈 등 이벤트, 3.4%는 스터디 모임이나 시험공부 목적으로 이용한 적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들이 파티 장소로 모텔을 더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텔 이용 목적 가운데 ‘파티룸으로 활용하기에 좋다’는 여성 이용자 응답이 50.5%로 다른 목적을 꼽은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모텔을 파티룸으로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여성(32.8%)이 남성(30.0%)보다 많다.
위드이노베이션 문지형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과거 데이트 장소로만 생각되던 모텔이 파티룸, 놀이방, 시험공부 장소 등의 공간으로 재해석되고 있다”며 “숙박 앱들이 모텔을 양지로 끌어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재 숙박 앱은 ‘여기 어때’와 ‘야놀자’ 등 3~4종이 출시돼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결같이 ‘불륜의 온상’ 지적을 받고 있는 모텔의 이미지를 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중소형 호텔로 바꿔보자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호텔이나 펜션을 이용할 때는 먼저 숙소를 잡은 뒤 주변을 여행하는 게 일반적인 데 비해, 모텔을 이용하면 축제나 먹거리를 즐긴 뒤 주변 모텔을 찾아 숙박하면 되는 장점이 있다”며 “100만실 가까운 기존 모텔을 혁신하면 숙박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시에 국외 여행객을 유치할 수 있는 새로운 테마여행 상품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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