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진경준 전 검사장의 고등학생 딸에게 ‘황제 과외’를 제공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유사한 혜택을 다른 유력인사 자녀들에게 제공한 점도 내비쳤다.
한 대표는 13일 회사 공식 블로그인 ‘네이버 다이어리’에 ‘특정인들의 자녀에 대한 비공식적인 혜택 제공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과거 비공식적인 경로로 특정인들의 자녀에게 체험형 인턴십 등의 혜택이 제공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현 대표로서, 앞으로 네이버를 더욱 투명하게 경영해야 할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네이버는 라인 상장과 새로운 경영 리더십 구축을 계기로, 대외 조직의 일하는 방식도 쇄신하며 외부 문의나 요청들을 모두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진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시스템에 허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면밀히 살피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더욱 강화해 나가며 네이버에 투명성이라는 가치를 다시 세워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2015년 1월 당시 현직 검사장이던 진경준씨의 고등학생 딸을 위해 ‘황제 인턴과외’를 해준 사실이 <한겨레>(12일치 12면) 보도로 드러났다. 진 전 검사장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인턴 형식으로 네이버에 보내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규제’ 등과 관련한 논문을 쓸 수 있도록 사내 전문가가 과외를 해달라고 대학 동문인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통해 요구했고, 네이버의 법무담당 직원이 진 전 검사장의 딸에게 수차례 과외수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한 대표는 사과문에서 ‘특정인들의 자녀’와 ‘체험형 인턴십 등의 혜택’이란 표현을 써 또다른 의혹을 사고 있다. 네이버가 그동안 남몰래 특혜를 제공한 유력인사 자녀가 여럿이고, 특혜 인턴십 뿐만 아니라 다른 혜택도 제공했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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