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카카오에 카풀서비스 철회를 주장하며 택시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카모)가 17일로 예정된 정식 서비스 개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카모는 11일 오후 입장 자료를 내어 “지난 10일 발생한 안타까운 소식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가족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베타(시범) 서비스를 통해 카풀이 택시 승차난 해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택시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정식서비스 개시 일정 등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등 관계 기관, 택시업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카풀 서비스 정식 개시를 늦출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카모는 지난 7일 카풀 시범서비스를 개시했다. 당시 카모 쪽은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티에프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카풀 서비스를 개시해도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택시기사 자살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카모가 예정대로 서비스를 개시할 경우 카풀 규제 관련 논의도 막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재검토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카풀업체들도 관련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카풀 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이 가져올 여파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보다 더욱 클 것”이라며 “단순히 카풀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로 단순 접근하기보다 택시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깊이 있는 대책을 정부와 국회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