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대 특허분쟁으로 대립하던 애플과 퀄컴이 16일(현지시각) 전격 합의를 이뤘다. 두 회사가 전 세계에 걸쳐 제기한 각종 소송도 일괄 취하하기로 했다. 소송이 제기된 지 2년 만이다.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은 퀄컴에 모뎀 칩 특허 사용료를 일정 부분 지급하는 대신 현재보다 2년을 연장한 6년짜리 사용권 계약 및 모뎀 칩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료 금액이나 계약조건 등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 회사의 합의 배경엔 ‘5세대(5G) 이동통신용 아이폰을 최대한 빨리 개발해야 한다’는 애플의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특허분쟁으로 퀄컴 모뎀 칩 공급이 끊기자 지난해부터 최신형 스마트폰에 인텔 모뎀 칩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2020년 5G 전용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인텔이 새 5G 모뎀칩 개발시한을 맞추지 못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자 부랴부랴 추가 공급처를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최근 화웨이도 공개적으로 ‘애플에 5G 칩을 공급해줄 수 있다’고 했지만 애플은 퀄컴과의 화해를 택했다. 덕분에 퀄컴 모뎀 칩 납품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애플은 자사 스마트폰에 통신 모뎀 칩을 납품하는 퀄컴에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특허사용료를 부과한다”며 최대 270억달러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퀄컴도 "기존 로열티 부과방식에 문제가 없으며, 애플이 로열티 지급계약을 위반했다"며 70억달러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이 이날 공개변론을 시작했으나 재판 도중 양사 합의 소식을 전달 받고 배심원단을 해산했다고 전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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