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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2 13:38 수정 : 2019.12.22 20:30

한겨레 자료사진

과기정통부, 인터넷망 상호접속제도 개선
1계위 사업자간 접속료 무정산 구간 넓어져
ISP가 CP에 망 이용대가 요구할 근거 사라져
7~13% 접속요율 인하폭도 30%로 넓혀
국내CP “환영”…대형ISP “무한경쟁 내몰렸다”

한겨레 자료사진

앞으로 네이버의 ‘브이(V)라이브’와 왓챠의 ‘왓챠플레이’ 등 국내 포털·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도 유튜브·페이스북·넷플릭스처럼 망 이용대가 부담 증가 걱정 없이 서비스 화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터넷망 상호접속제도’(고시)를 바꿔,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가 콘텐츠 사업자에게 상호접속료 증가를 이유로는 추가 비용을 요구할 수 없게 했다.

과기정통부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 가운데 1계위(Tier 1)에 속하는 케이티(KT)·에스케이브로드밴드(SKB)·엘지유플러스(LGU+) 간의 인터넷망 상호접속료 정산 기준을 설비 용량에서 트래픽(오가는 데이터량) 기준으로 바꾸면서 무정산 구간을 늘리는 쪽으로 인터넷망 상호접속제도를 개선한다고 22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와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로 전담반을 구성해 의견을 수렴해왔다”며 “연말까지 고시 개정 작업을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1계위 인터넷서비스제공자 사이의 트래픽 교환비율이 1대 1.8을 넘기 전 구간에서는 접속료 정산을 하지 않아도 되게 했다. 트래픽 교환비율은 통신사 사이에 주고받는 인터넷 트래픽(데이터량)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케이티와 엘지유플러스 사이의 트래픽 교환비율이 1 대 1.8이면, 케이티 통신망에서 엘지유플러스 망으로 넘어가는 트래픽량이 100일 때 반대로 넘겨지는 트래픽량은 180이라는 뜻이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최근 1년 동안 1계위 인터넷서비스제공자 간 월별 트래픽 교환비율 추이를 살펴봤더니 1 대 1.5를 넘지 않았다”며 “발신 트래픽이 상당수준 늘더라도 접속비용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넓은 접속료 무정산 구간 설정으로 1계위 인터넷서비스제공자들의 접속비용 걱정이 사라지면서 이들의 콘텐츠 사업자 대상 통신망 접속 유치 영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고화질 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서비스 같은 혁신적인 신규서비스 출시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국내 통신사들과 서비스 품질을 높여도 망 이용대가 부담이 커지지 않는 계약을 맺고 콘텐츠 화질을 맘껏 높여왔다. 유튜브 등은 이미 고화질(4K)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반면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은 서비스 품질을 높일 때마다 불어나는 망 이용대가 부담 때문에 콘텐츠 화질 개선에 소극적이었다. 인터넷서비스제공자들의 이런 국내 콘텐츠 사업자 역차별 구조가 국산 콘텐츠의 경쟁력을 떨어트렸다는 지적도 많았다.

개선안에는 인터넷 중계사업자와 케이블방송사 등 중소 인터넷서비스제공자(2계위 이하 사업자)들의 인터넷망 접속비용 부담을 줄이는 내용도 담겼다. 접속료 산정 잣대로 사용되는 인터넷망 접속료 요율이 2016~17년에는 평균 7.3%, 2018~19년에는 13.4% 인하됐는데, 2020~21년에는 30% 내린다. 트래픽량이 같을 때 중소 인터넷서비스제공자가 대형 인터넷서비스제공자에게 주는 접속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인터넷 상호접속제도는 계위가 다른 인터넷서비스제공자 간에는 작은 사업자가 큰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접속료를 지불하고, 접속료는 2년마다 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인터넷 상호접속제도(고시)는 2016년 만들어졌는데, 대형 인터넷서비스제공자들이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망 이용대가를 더 요구하는 잣대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더 많이 요구해 논란이 컸다. 과기정통부의 개선안은 이런 지적에 따른 것인데, 상호접속제도의 빼대는 유지하되 적용 폭을 줄이는 방법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왓챠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자들의 요구가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성명을 내어 “인터넷망 상호접속제도 개선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1계위 인터넷서비스사업자들은 “사실상 무한경쟁에 내몰리게 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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