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국내 온라인투오프라인(O2O) 기업의 거래규모가 약 97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오투오 기업에 종사하는 시간제 노동자는 약 52만명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간 국내 오투오 서비스를 분석해 보니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국내 오투오 산업을 정부가 현황을 분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과기부는 산업계 의견을 청취한 뒤 오투오 산업의 정의부터 내렸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공급자-이용자 간 플랫폼에 기반해 디지털로 매칭 △수수료·광고료 등 비즈니스 거래비용 발생 △중개 대상이 오프라인 서비스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오투오 사업으로 과기부는 봤다. 이에 실시간차량호출서비스 ‘타다’는 자체 차량을 공급하고 있는 터라 두 번째 조건과 맞지 않았고, 실시간영화상영서비스인 넷플릭스와 음원공유서비스인 멜론 등은 네 번째 조건과 맞지 않아 집계 대상에서 빠졌다. 4개 특징 모두를 충족하는 기업은 전국 약 550여개였다. 생활서비스 분야의 기업수가 179개로 가장 많고, 모빌리티․물류(121개), 인력중개(100개), 숙박․레저(65개), 식품․음식(47개), 부동산(43개) 순으로 많았다.
지난 한 해 오투오 서비스 거래액은 약 97조원에 이른다. 지난해(약 79조원) 대비 22.3% 증가했다. 평균 거래 금액은 부동산이 34조9천억원(35.8%)으로 가장 많았다. 모빌리티・물류(29.0%), 식품・음식(19.5%), 생활서비스(12.1%), 숙박・레저(2%), 인력중개(0.5%) 순으로 거래액이 많았다.
기업들이 이를 통해 거둔 수익(매출액)은 약 2조9천억원으로, 한 해 전(약 2조2700억원) 대비 30.4% 늘었다. 수수료·광고료·이용료·판매 매출·정기사용료·가입비 등을 통해 수익을 올렸다. 서비스 분야별로는 식품・음식 분야가 8400억 원(28.4%)으로 매출액이 가장 많았다.
오투오 전체 종사자는 약 53만7천명으로 추산됐다. 이 중 ‘플랫폼 노동자’에 해당하는 ‘외부 서비스 인력’은 약 52만1천명(97%), ‘내부 고용 인력’은 약 1만6천명(3%)이었다. 오투오 플랫폼에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는 약 34만2천개였다. 서비스 공급자 기준으로 식품·음식(14만5천개·42.3%)과 생활서비스(12만3천개·36%)가 절반을 훌쩍 넘었다.
다만 정부의 조사치(시장규모 97조원)는 민간조사기관인 케이티(KT)경제경영연구소가 집계한 시장 규모(시장규모 831조원·2017년 추정)에 견주면 10분의 1 정도에 그친다. 과기부가 ‘온·오프라인 중개로 돈을 버는 플랫폼 기업’으로 조사 대상을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진수 과기부 디지털신산업제도과장은 “시장에서 오투오를 다양하게 정의하지만 정부는 그 범위를 좁혀서 촘촘하게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재필 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온·오프라인 경계가 흐려지면서 대다수 재화와 서비스가 오투오 형태를 띠게 됐다. 시장 규모를 넓게 보면 다양한 사업이 포함될 수 있지만, 좁게 보면 오투오 경제의 시작인 플랫폼에 한정해 추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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