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케이티 사장이 30일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케이티(KT)는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황창규 전 대표이사 회장의 후임으로 구현모 대표이사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3년 주주총회까지 3년 간이다. 구 사장은 지난해 12월 케이티 이사회의 대표이사 후보 선임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자로 선출됐다.
구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케이티는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의 변곡점을 파악하고 흐름을 선도해 온 경험과 역량이 있다”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5G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혁신이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구 사장은 케이티를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케이티는 구 사장 체제부터 대표이사 직함을 회장에서 사장으로 대체하고 의사결정 구조도 회장 1명에서 사장 2명으로 바꿨다. 기업부문장을 지냈고 대표이사 후보로도 출마한 박윤영 부사장이 지난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케이티는 “안정적 경영 활동이 가능한 최고경영진 간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구 사장은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2014년 회장 비서실장 겸 전략담당 전무로 발탁된 뒤 2015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2017년 사장 등 빠른 속도로 승진해 황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그는 황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1월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됐다. 이사회도 이를 감안해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조항을 대표이사 경영계약에 반영했다.
전·현직 케이티 직원들 모임인 케이티 ‘민주동지회’도 서울 서초구 케이티연구개발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문제 삼았다. 새노조는 “구 사장은 황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불법경영 당사자”라며 “불법·비리 경영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불법적 노사개입 근절 등을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케이티는 이외에도 주주총회에서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경영계약서 승인 등 8개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신임 사내이사는 박윤영 기업부문장(사장)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이 선임됐고 신임 사외이사는 강충구 고려대 공과대 교수, 박찬희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사장이 선임됐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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