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피시(PC)게임’을 모바일 무대로 되살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바람의나라: 연’이 크게 성공하면서 올 상반기 모바일게임 시장의 열기를 이끈 건 단연 넥슨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대세인 게임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을 내세워 ‘장르 다양화’에 한 발 다가선 것이지만, ‘인기 게임 재활용’에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3일 발표한 ‘2020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바람의나라: 연’으로 인기몰이 중인 넥슨의 성적이 두드러진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모바일게임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3위에 머물던 넥슨은 5월14일 카트라이더 출시 이후 6월 현재 넷마블(4.3%)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년 가까이 머물던 4% 초반대 점유율도 5.8%로 높아져 부동의 1위인 엔씨소프트(34.8%)와의 격차도 다소 줄었다. 게임 이용자수에선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106만명으로 1위를 차지해 2위인 ‘피망 뉴맞고’(46만명)를 크게 앞질렀다. ‘바람의나라: 연’(37만명)은 4위에 올랐다. 특히 ‘바람의나라: 연’은 지난달 15일 출시 이후 일주일만에 절대 강자로 꼽히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엠(M)’을 제쳤다.
이런 성과에 대해 넥슨은 ‘장르 다양화 전략’이 먹혀든 결과라는 자체 분석을 내놨다. 넥슨 쪽은 “그동안 다양성을 내세우며 시도했던 여러 경험들이 인기 지식재산권(IP)의 대중성, 라이브 서비스 역량과 맞물리면서 모바일게임 사업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장르의 다변화 전략이 현재 획일화된 모바일 시장에서 중장기적인 성과 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성공에 대해 “엠엠오알피지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은 유료로 구매하지만 좋은 아이템이 나올 수도, ‘꽝’이 나올 수도 있는 상품으로,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한국 게임의 어두운 면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위 교수는 인기 피시게임을 모바일버전으로 재출시하는 게임업계의 최근 트렌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내놨다. 그는 “기존 성공 게임의 공식을 재활용하는 방식은 개발비를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산업 구조의 시각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본다”며 “새로운 게임 아이피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올 상반기 중 모바일게임 시장의 전체 규모는 커졌다. 구글플레이, 원스토어, 애플 앱스토어를 합산한 올 상반기 모바일게임 전체 매출 추정치는 2조8327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2조1839억원)보다도 7천억원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2조1071억원이었다. 1년 새 모바일게임 시장이 30% 이상 몸집을 불린 셈이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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