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미디어데이에 참여한 김한나 그립 대표(왼쪽 위부터), 이슬기 띵스플로우 최고마케팅책임자, 정상용 픽셀릭 대표, 조윤민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팀장. 구글코리아 제공
코로나19 이후 널리 퍼진 ‘거리두기’는 일상의 위기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앞당겨진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가늠해 보게 했다. 특히 원격근무, 비대면 쇼핑, 인공지능(AI) 대화 등의 분야에서 사업 하는 스타트업에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업을 키울 수 있는 한 해였다. 11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미디어데이’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비대면은 새로운 기회”라고 입 모아 말했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창업가의 글로벌 네트워킹과 국외 진출을 돕는 지원 프로그램이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성장한 스타트업 세 곳이 이날 행사에서 소개됐다.
2018년 정상용씨가 미국에서 창업한 ‘픽셀릭’은 여러 협업툴의 업데이트를 모아주는 서비스 ‘하이퍼인박스’를 운영 중이다. 슬랙이나 노션 등 원격근무에 필요한 협업툴은 보통 목적에 따라 여러개를 사용한다. 이는 아침마다 사용 중인 모든 서비스와 메일함을 돌면서 업데이트된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이어진다. 하이퍼인박스는 이 불편함을 줄여주는 서비스이다. 모든 협업툴 서비스와 연결해 업데이트 사항을 한 곳에서 보여준다. 그는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들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원격근무를 지속한다고 발표하는 등 원격근무는 꾸준히 확장할 것”이라며 “코로나는 원격근무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케 한 계기였다”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도 코로나가 기회로 작용했다. 라이브커머스는 홈쇼핑과 같은 방송을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 방식이다. 2018년 네이버를 퇴사하고 창업한 김한나 대표는 “창업 후 첫 1년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라이브커머스가 무엇인지 시장에 알리고 학습시키는 일부터 해야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입점업체 49개사를 모으는데만 6개월이 걸렸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기업도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대형 유통사부터 중소상공인까지 이 방식으로 물건을 팔며 시장 몸집 자체가 크게 불어났다. 현재 그립에 입점한 업체는 6천여곳으로 올해 초보다 5배 늘었다. 등록 상품수는 4만4천여개, 라이브방송은 하루 평균 400회 이상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성과이다.
띵스플로우 이슬기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달래주는, 엠지(MZ)세대가 사랑하는 서비스”라고 ‘헬로우봇’을 설명했다. ‘인공지능 친구’를 표방하는 챗봇 서비스 헬로우봇은 연애상담, 스트레스 지수 체크, 분노 해소 등 주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채팅 로봇이다. 이 시엠오는 “띵스플로우는 챗봇이라는 포맷으로 ‘기업 대 고객’(B2C)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유일무이한 기업이다. 코로나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트래픽과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헬로우봇 메시지 수발신 양도 늘었는데, 올 한해 코로나 영향으로 외로운 시기를 보내며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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