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캐나다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다. 왓패드의 웹소설을 토대로 네이버의 콘텐츠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네이버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왓패드 지분 100%를 6억여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는 “웹툰(네이버웹툰)과 웹소설(왓패드) 분야에서 각각 세계 1위 플랫폼을 보유하게 됐다”며 “북미와 유럽 등 다양한 문화권에 있는 9천만명의 왓패드 사용자 기반과 500만명의 왓패드 창작자들이 남긴 10억편에 달하는 스토리 콘텐츠를 통해 네이버의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를 보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중으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네이버는 1억6천만명의 사용자를 가진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사업자가 된다. 네이버는 왓패드 웹소설의 웹툰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벌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네이버 쪽은 “왓패드 사용자의 80%가 제트(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로 구성되어 있어서 글로벌 제트세대에게 검증된 원천 콘텐츠를 네이버 웹툰으로 제작할 수 있다”며 “웹소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웹툰화에 성공한 ‘전지적독자시점’과 ‘재혼황후’ 등으로 가능성을 이미 검증했다”고 말했다. 또 “영상 사업을 전개하는 왓패드 스튜디오와 네이버웹툰의 스튜디오엔(N)을 활용해 원천 콘텐츠의 영상화도 더욱 다양하게 시도할 예정”이라고 회사 쪽은 덧붙였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웹툰과 웹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해 성공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왓패드가 보유한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앞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미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웹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될 예정이고, 왓패드도 그동안 1500편의 작품이 출판물이나 영상물로 만들어진 바 있다.
네이버는 자사의 아이피 비즈니스 노하우를 왓패드 웹소설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유료보기, 광고, 아이피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피피에스(PPS, 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만들어 웹툰 콘텐츠의 수익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를 왓패드에도 적용해 웹소설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근간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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