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한국서부발전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 중인 가스터빈. 서부발전 제공
한국서부발전이 5일 김포열병합발전소에 ‘한국형 가스터빈’을 설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가스터빈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전력계통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성능 실증을 거쳤다. 서부발전은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이를 설치한 뒤 내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전력계통에 연결해 실제 발전을 하는 방식으로 현장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공급된 발전용 가스터빈 161기는 전량 외국산 제품이며, 이날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설치되는 가스터빈은 현장에서 가동되는 첫 국산 가스터빈이다. 산업부는 2013년 민·관 합동으로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개발에 착수한 뒤, 2019년 독자 개발(H급·터빈 효율 40% 이상)에 성공했다. 가스터빈 제작 기술의 보유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5번째 기록이다.
가스터빈 산업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중 ‘장비 분야의 꽃’으로 일컬어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발전용 터빈 기술은 항공 엔진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결국 비행기를 만들 수 있어야 개발할 수 있을 정도로 고난도 분야”라고 말했다. 터빈 기술을 확보한 기업으로는 미국 지이(GE),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 정도가 꼽힌다. 두산중공업은 항공 터빈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전용 터빈 분야에 바로 도전해 원천기술을 확보한 경우라고 산업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산업부는 “엘엔지(LNG) 가스터빈 기술은 무탄소 발전인 수소터빈 기술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한국형 가스터빈 기술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수소터빈 상용화도 달성해 수소경제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무탄소 발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수소·암모니아 발전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이날 터빈 설치 착수식에 참석해 “가스터빈 기술 자립화는 지역산업 생태계 구축, 부품·소재의 경쟁력 강화,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규제가 아닌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