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코발트, 천연 흑연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가 올해 들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과 맞물려 경고음을 키우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1~7월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 수입액 17억4829만달러 가운데 중국에서 수입한 액수는 14억7637만달러로 84.4%를 차지했다. 칠레 2억2657만달러(13.0%), 러시아 3029만달러(1.7%) 순이었다. 같은 기간 대중국 코발트 수입액은 1억2744만달러로 전체 수입액(1억5740만달러)의 81.0%에 달했다. 천연 흑연은 전체 수입액 7195만달러 중 89.6%인 6445만달러가 중국산이었다.
수산화리튬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2018년 64.9%에서 지난해 83.8%로, 코발트는 53.1%에서 64.0%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천연 흑연도 83.7%에서 87.5%로 상승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더 높아져 90%에 근접했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판매 호조에서 비롯된 결과다.
수입처가 중국 한 나라에 쏠려 있는 데 따른 위험성을 한층 높이는 요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배터리에 중국 광물과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면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광물은 북미 지역이나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채굴·가공해 사용한 비율을 내년에는 40% 이상으로 맞춰야 하고, 2027년에는 80%에 도달해야 한다. 부품은 내년부터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50% 이상 사용해야 하고, 2029년에는 100%로 맞춰야 한다. 이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자동차·배터리 공급망에서도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되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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