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석유제품 수출이 163억달러(약 22조원)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원유를 사들이는데 쓴 돈의 60%를 석유제품 수출로 회수했다. 2020년 1~3분기 기준 수출액 6위였던 석유제품이 올해 같은 기간에는 반도체에 이어 수출 품목 2위에 올랐다.
대한석유협회는 석유제품 수출 단가 상승으로 올해 3분기 정유 4사의 석유제품 수출 물량과 수출액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1억3300만배럴을 수출해 163억4300만달러를 번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석유제품 수출량은 19%, 수출액은 81.2% 증가했다.
정유 4사 석유제품의 올해 누적(1~3분기) 수출량과 수출액 역시 각각 3억5433만배럴과 443억3600만달러(약 56조원)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석유제품 수출량은 15.2%, 수출액은 91.4% 증가했다.
덩달아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정유 4사 원유 수입액과 석유제품 수출액을 비교해 비중으로 환산한 수치도 60.2%로,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석유협회는 “무역수지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석유제품 수출로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품별로는 경유 수출은 46.8%, 항공유는 20.2%, 휘발유는 16.7%, 나프타는 5.1% 늘었다. 석유협회는 “경유는 동절기 난방유 대체 수요와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유럽연합의 대러시아 금수조치 시행에 대비한 비축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향후 수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나라별로는 석유제품 수출의 20.6%는 호주, 13.3%는 싱가포르, 7.3%는 말레이시아, 6.9%는 필리핀, 6.6%는 중국으로 나갔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연말까지 630억달러(약 89조원)의 수출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에쓰오일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11조1226억원의 매출을 올려 51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56.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에쓰오일은 “매출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원유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윤활·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기여 확대로 영업이익은 5117억원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정유부문에서 9조157억원의 매출을 올려 78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역대 최고를 기록해 ‘횡재세’ 논란을 불렀던 2분기(1조4451억원)와 비교하면 5.5% 수준으로 떨어졌다. 석유화학부문에선 1조1615억원의 매출을 올려 5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윤활유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9545억원과 3767억원에 달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