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장 20년 쓰는 공기정화 필터 신기술 개발

삼성전자 에스에이아이티(SAIT)가 개발한 신개념 공기정화 필터 기술 그래픽

삼성전자 에스에이아이티(SAIT·옛 종합기술원)이 하나의 필터로 미세먼지와 유해가스를 동시에 제거하고, 물 세척만으로 최장 20년 동안 쓸 수 있는 공기정화 필터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는 공기정화 시스템을 구성할 때 미세먼지와 유해가스 제거를 위한 필터가 각각 필요했고, 재사용이 어려워 6개월이나 1년마다 교체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에스에이아이티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아산화동, 이산화타이타늄 등 빛을 이용하는 광촉매를 적용해 신개념 필터를 만들었다고 이날 밝혔다. 상용화되면 공기정화 기기나 설비의 공간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필터 폐기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새로운 필터는 세라믹 소재 공기정화 필터 입구에 무기물 소재 막을 코팅해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출구 통로에는 광촉매를 코팅해 유해가스를 제거한다. 아산화동 등 방수 특성이 있는 소재가 적용돼 물 세척을 해도 성능이 유지된다. 물로 씻어 10회 재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약 20년 동안 쓸 수 있어, 기존 헤파 필터 대비 수명이 4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적용한 시제품을 제작해 반도체 사업장 내 건물과 버스터미널, 지하주차장 등의 공조시설에 적용하고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5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삼성전자 에스에이아이티 권혁재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필터 제조업계뿐만 아니라 실 사용자들의 경험과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해 시작했다”며 “향후 공기정화 필터 재생기술 관련 연구를 확장해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