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네번째)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과 온양 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 등을 점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 회장이 고대역폭 메모리(HBM), 웨이퍼 레벨 패키지(WLP) 등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천안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반도체 패키지 사업장을 찾은 것은 2019년 8월, 2020년 7월에 이어 세 번째다. 2020년 방문 때 이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점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도전해야 도약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천안캠퍼스에서 열린 경영진 간담회에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엘에스아이(LSI)사업부장 등이 참석했다. 또 온양캠퍼스에서는 패키지 기술 개발 부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반도체 패키지는 반도체를 전자기기에 맞는 형태로 제작하는 공정으로, 전기 신호가 흐르는 통로를 만들고 외형을 가공해 제품화하는 필수 단계다. 팹리스(반도체 설계)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전공정에 비해 주목을 못 받았지만, 최근 공정 기술 경쟁이 지지부진해지는 상황에서 맞춤형 반도체 공급 등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반도체 후공정 시장 규모가 2020년 488억달러에서 2025년 649억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말 패키지 제조와 연구조직을 통합한 티에스피(TSP·Test & System Package) 총괄 조직을 신설했고, 최근에는 첨단 패키징 기술 강화 및 사업부간 시너지를 위해 디에스(DS)부문 안에 전담 개발팀(AVP·Advanced Package)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방문은 기술 점검과 투자 확대 당부 등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예년의 40조∼50조원의 투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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