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낸 엘지(LG)디스플레이가 엘지전자로부터 1조원을 빌린다. 엘지디스플레이는 최근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업체들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엘지디스플레이는 27일 올레드(OLED) 사업 경쟁력 강화와 운영자금의 선제적 확보를 위해 엘지전자로부터 1조원을 빌린다고 공시했다. 차입 기간은 오는 30일부터 2026년 3월30일까지이며, 이자율은 연 6.06%이다. 2년 거치 1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엘지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조85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데 이어 올해도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8246억원으로, 한 해 전(약 3조5천억원)에 견줘 2조원 가까이 줄었다. 돈 줄이 마르고 있는 셈이다. 신용평가기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7일 이 회사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한 단계 내려잡은 바 있다.
자금 차입은 올레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자금을 빌려주는 엘지전자 역시 올레드 티브이(TV) 점유율(1위)를 지키기 위해선, 안정적인 디스플레이 수급과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최근 대기업들이 특수관계인인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경우가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20조원을 장기차입했다. 에스케이(SK)온도 지난해 12월 에스케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원의 유상증자를 받아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