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엑스(LX)그룹의 지주회사인 엘엑스홀딩스가 올해부터 자회사들에게 상표권 사용료를 받기로 했다.
30일 엘엑스홀딩스에 따르면, 엘엑스홀딩스는 최근 자회사인 엘엑스인터내셔날, 엘엑스세미콘, 엘엑스하우시스, 엘엑스엠엠에이(MMA), 엘엑스판토스, 엘엑스판토스 부산신항물류센터 등과 최근 상표 사용 계약을 맺고 사용료를 받기로 했다. 사용료율은 해당 기업의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의 0.2%다. 자회사 가운데 구본준 엘엑스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엘엑스엠디아이(MDI)는 이번 계약대상에서 빠졌다.
엘엑스인터내셔널의 매출 18조7595억원(2022년) 등 자회사들의 매출을 감안하면 엘엑스홀딩스가 상표권 사용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연간 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엘엑스홀딩스는 구본준 회장이 20.37%(2022년말 기준), 아들 구형모 부사장이 12.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부터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자회사들의 부담은 불어나게 됐다. 엘엑스하우시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149억원으로 전년보다 79%나 쪼그러든 바 있다.
엘엑스홀딩스가 받는 상표권 사용료율은 ㈜엘지와 에스케이(SK), 지에스(GS) 등과 같은 수준이다. 한진(0.25%)이나 씨제이(CJ·0.4%)보단 낮다. 그러나 인지도가 높은 엘지나 에스케이 등과 견줘 엘엑스는 소비자에게 낯선 이름이어서, 사용료율을 비슷하게 잡는 건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엘엑스홀딩스의 주된 수익원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뿐이었다. 2021년 5월 엘지(LG)그룹에서 떨어져나온 이후 자회사의 배당성향이 높아진 까닭이다. 한 예로 엘엑스세미콘은 지난해 현금배당을 1주당 5400원으로 전년(1350원)보다 크게 늘린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실적 하향으로 4500원으로 다소 낮췄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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