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에너지 광고.
[긍정과 역발상의 힘] 에스케이에너지
에스케이(SK)에너지의 불황기 광고·마케팅 전략은 ‘정공법’이다. 다른 기업들은 가족·휴머니즘 등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를 내놓았지만, 에스케이에너지는 그와 정반대로 선도적인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무게감 있게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땅속의 석유·우라늄·천연가스’ 등 고갈되어가는 자원을 약해져가는 심전도로 표현하고, 이에 대비해 ‘땅 위에서 에너지를 찾겠다’는 기업 비전을 제시했다. 여기에 바이오부탄올, 수소스테이션, 박막태양전지 등 실제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미래 에너지 분야를 나열해 설득력을 높였다.
에스케이에너지는 그동안 ‘내수 중심의 정유회사’라는 기존 이미지를 깨뜨리는 데 힘을 쏟아왔다. ‘생각이 에너지다’라는 카피를 내세워 국외 광구 개발,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 에너지 자립과 수출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전체 매출에 견준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국외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는 등 꾸준한 성과가 뒤를 받쳐주고 있다. 여기에 무공해 청정석탄에너지 개발 등 미래 에너지 사업에서도 대대적인 연구개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에스케이에너지 관계자는 “더 이상 포화된 국내 정유산업에서의 경쟁은 무의미하다”며 “불경기일수록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준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기침체 등의 불안한 상황으로 에너지 자립과 수출에 더욱 기대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고려하면, 에스케이에너지가 펼치는 정공법이 제격이란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와 회사 구성원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실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 광고 분야에서는 정공법을 쓰지만, 마케팅 분야에서는 세심한 서비스를 더 늘려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주유소 카드를 통해 여름휴가비를 지원해주는 ‘생활비 여유만만’ 이벤트나, 주유소에서 본인의 입맛에 맞는 사은품을 제공해주는 ‘맞춤형 쿠폰’ 등이 구체적인 보기들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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