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09’에 차려진 엘지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텔레비전 화면과 테두리의 경계를 없앤 ‘보더리스 엘시디 텔레비전’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가전·정보기기 전시회’ 4일 독일 개막
삼성·엘지 등 63개국 1245개 업체 전시관 차려
올 하반기·내년 출시 예정 신제품 대거 선보여
삼성·엘지 등 63개국 1245개 업체 전시관 차려
올 하반기·내년 출시 예정 신제품 대거 선보여
‘유럽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아라.’ 세계 가전업체들이 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49회 가전·정보기기 전시회(IFA)에 총출동했다. ‘이파’는 연초 미국에서 개최되는 국제가전전시회(CES)와 더불어 세계 양대 가전전시회로 꼽히는 유럽 최대 전시회다. 63개 나라에서 1245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예년과 달리 일반 생활가전을 대표하는 글로벌 메이커들이 대거 부스를 차리고 신제품을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웅진코웨이, 대우일렉 등이 참여했으며, 유럽도 일렉트로룩스(스웨덴)와 밀레(독일), 지멘스(독일) 등 ‘가전 명가’들을 앞세워 하반기 전략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5475㎡ 넓이로 지난해보다 더 큰 전시관을 꾸몄다. ‘새로운 종으로의 진화, 소비자의 영감을 자극’이란 주제로 생활가전과 정보기기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디빅스’(DivX)를 탑재해 파일 변환 없이도 영상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엠피3 플레이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 6.5㎜ 두께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텔레비전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절감에 초점을 맞춘 90여종의 생활가전 신제품을 공개한다. 물을 데우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50%까지 줄일 수 있는 에코 드럼세탁기, 에너지등급 A++를 받은 콤비 냉장고와 에어컨, 적은 양의 요리를 할 때 에너지 소모를 25%까지 줄여주는 오븐 등이 대표적이다.
엘지(LG)전자는 3700㎡ 넓이의 전시관을 마련해, 친환경 가전 신제품 500여종을 선보인다. 화면과 테두리의 경계선을 없애 화면이 더욱 넓어 보이는 ‘보더리스 엘시디 텔레비전’, 500만대 1의 명암비를 구현한 발광다이오드 엘시디 텔레비전, 지금까지 출시된 상품 가운데 화면은 가장 크면서 두께는 가장 얇은 15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텔레비전을 앞세워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엘지는 초고화질(풀HD) 영상을 압축하지 않고 전송해 화질 손상이 전혀 없게 하는 무압축 무선전송 기술, 초당 60장짜리 방송신호로 초당 400장짜리 영상을 구현해 잔상을 없애주는 기술, 주변의 조명 변화를 감지해 화면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 등도 공개한다. 이밖에 유럽 표준 크기(가로 61㎝)의 제품 가운데 최대 용량(11㎏)을 구현하고 소음을 최저(54㏈) 수준으로 줄이는 동시에 세탁시간도 줄인 드럼세탁기와 동일한 크기 중 최대 용량(617ℓ)을 구현한 양문 냉장고도 선보인다. 엘지전자는 “앞으로 유럽시장에서 가전 매출을 해마다 10% 이상씩 늘려 빠른 시간 안에 텔레비전 점유율에서 소니를 제치고, 드럼세탁기와 양문냉장고 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처음 전시회에 참여한 웅진코웨이는 크기와 두께를 줄인 공기청정기, 정수기, 비데, 음식쓰레기 처리기 등 생활가전 신제품 30여종을 선보인다. 백색가전 전문업체를 선언한 대우일렉은 ‘대우 아이덴티티’를 주제로 내세워 초고화질 엘시디 텔레비전 모델 6종과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등 260여개 제품을 전시한다. 중소·벤처 기업들은 전자산업진흥회 주관으로 공동 부스를 차려 내비게이션·엠피3, 피엠피(PMP) 등 디지털·모바일 제품들을 선보이며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일본 소니는 실적부진 속에서도 3차원(3D) 텔레비전을 전략상품으로 내놨다. 소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2010년을 3차원 텔레비전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3차원을 구현하는 하드웨어와 콘텐츠 시장 선점에 나섰다.
마케팅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전무가 최지성 디엠시부문 사장, 윤부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과 함께 전시장을 찾아 현장 미팅을 벌일 예정이다. 윤 사장은 ‘디지털 휴머니즘을 향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도 한다. 엘지전자는 이영하 에이치에이(HA) 사업본부장 사장과 텔레비전부문을 총괄하는 강신익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 사장이 참석한다. 웅진코웨이는 윤석금 그룹 회장과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이 전시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베를린/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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