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소비자 유인 전략
마케팅비만 3천억 소문도
“공룡기업 시장교란” 우려
마케팅비만 3천억 소문도
“공룡기업 시장교란” 우려
올 하반기 오픈마켓 진출을 준비 중인 네이버가 할인쿠폰을 발행하며 다른 오픈마켓들과의 경쟁에 발동을 걸었다. 네이버발 쿠폰발행 경쟁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엔에이치엔(NHN)의 자회사인 엔에이치엔비즈니스플랫폼(NBP)은 지난 5일부터 결제 솔루션인 체크아웃 가맹점과 지식쇼핑 내 미니숍을 대상으로 체크아웃 쿠폰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미니숍은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지 않는 오픈마켓 내 개인판매자들을 위해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판매자가 미니숍 서비스를 제공하면 지식쇼핑 등에 노출되고 체크아웃을 통해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원유식 네이버 홍보팀장은 “제휴업체들에 대한 판매지원책으로 할인쿠폰을 발행하기로 했다”면서 “기여도가 높은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네이버쪽이 쿠폰을 붙이고 여기에 가능하면 판매자들도 마케팅 일환으로 추가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쿠폰 발행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도입한 체크아웃 쿠폰은 즉시할인쿠폰과 상품할인쿠폰, 주문할인쿠폰, 배송비할인쿠폰 등 4종류다. 즉시할인쿠폰과 상품할인쿠폰은 특정상품만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이고, 주문할인쿠폰은 특정 주문금액 이상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또 배송비할인쿠폰은 주문에 따른 배송비를 지원한다.
쿠폰 발행을 통한 ‘10원 싸움’이 치열한 오픈마켓의 할인 경쟁에 네이버가 뒤늦게 뛰어든 것은 오픈마켓 진출을 앞두고 판매자와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미니숍 형태로 들어온 개인 판매자들은 할인쿠폰 등 고객을 유인할 요인이 없어 지마켓, 11번가 등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오픈마켓 판매자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기 위해 3000억원이 넘는 마케팅비를 쏟아부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쿠폰 발행을 둘러싼 오픈마켓과 판매자간 갈등도 극심한 상황에서 ‘공룡포털’인 네이버마저 쿠폰 경쟁에 뛰어들면 시장왜곡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공룡기업인 네이버가 자금력을 가지고 쿠폰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치킨게임을 벌이겠다는 것 아니냐”며 “기존의 오픈마켓들이 과도한 할인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자적인 서비스 방향을 찾기 시작한 마당에 네이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고 트래픽을 이용해 저가 경쟁으로 가겠다는 건 오픈마켓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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