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사업자’ 위치 앞세워 차별화
올해만 6종 출시…타업체와 큰 차
다른 통신망 이용못해 이탈 방지
지원금 ‘듬뿍’ 가입자 유치 열올려
올해만 6종 출시…타업체와 큰 차
다른 통신망 이용못해 이탈 방지
지원금 ‘듬뿍’ 가입자 유치 열올려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전용폰’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2800만명 가까운 가입자를 가진 1위 사업자라서 휴대전화 제조사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점을 이용해, 더 좋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전용폰으로 먼저 확보한 뒤 지원금을 얹어 기존 가입자를 붙잡으면서 경쟁업체 가입자를 빼오는 것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있다. 전용폰이란 특정 사업자용으로 만들어진 휴대전화를 말한다. 다른 사업자 통신망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올해 들어서만 삼성전자의 ‘갤럭시A8’(출고가 64만9000원)과 ‘갤럭시 폴더’(29만7000원), 엘지전자의 ‘밴드 플레이’(34만9800원), 알카텔의 ‘아이돌착’(28만7100원), 인포마크의 ‘준2’(24만6400원) 등 6종의 전용폰을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업체는 “단말기 구매 지원금이 비슷해지면서 차별화된 스마트폰이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가격대는 20만원대부터 60만원대까지, 연령대는 어린이용과 어르신용까지, 성능은 보급형부터 프리미엄폰급까지 다양한 전용폰을 구비했고, 특히 각 제품의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전용폰에 더 많은 지원금을 실어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는 동시에 경쟁업체 가입자를 빼오고 있다. 이 업체는 “어느 통신망에서나 쓸 수 있는 공용폰과 달리, 전용폰은 다른 사업자로 옮겨서는 사용할 수 없어 지원금을 많이 얹어 사실상 공짜로 줘도 가입자가 이탈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올해에만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전용폰을 3~4종 더 내놓을 계획이다.
전용폰 마케팅은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U+)도 하고 있다. 하지만 발주하는 물량이 적다 보니 우선순위와 출고가 협상 등에서 에스케이텔레콤에 밀리고 있다. 올해 출시한 전용폰이 엘지유플러스는 엘지전자의 ‘아이스크림’(31만9000원)과 ‘젠틀’(24만2000원)뿐이고, 케이티 역시 엘지전자의 ‘G 스타일로’(51만7000원) 하나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사들도 프리미엄 전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실속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통사들의 전용폰 마케팅 경쟁을 반긴다. 한 제조사 임원은 “전용폰은 이통사 쪽의 주문을 받아 만들어주는 까닭에 저가 제품을 공급해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급업체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는다. 단번에 몇만대 내지 몇십만대를 납품할 수 있어 실적을 보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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