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이르면 28일 공식 해체된다.
27일 삼성그룹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삼성은 박영수 특별검사가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 등 삼성 임원 5명을 박근혜 대통령 등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일괄 기소하는 즉시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식 선언하는 등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전략실 해체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국회 국정 농단 청문회에 참석했을 때 약속한 내용이다.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으로 전략·인사·경영진단·기획·홍보·법무팀 등에서 2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가 공식 해체 선언을 하는 것은 2008년 삼성 특검 직후의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8년 만이다. 전략기획실은 201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복귀와 맞물려 미래전략실로 이름을 바꿔 복원됐다. 이곳에서 일하는 200여명은 일단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으로 옮겼다가 3월 중에 사장단 인사가 이뤄진 뒤 최종 소속사와 보직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쇄신안은 삼성 계열사들이 각자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 경영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뼈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전략실의 한 임원은 “그룹의 3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이 업무 관련이 있는 다른 계열사들과 사안별로 협의를 할 필요성은 있을지 모르지만, 3개 회사가 미래전략실 기능을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 미래전략실의 기획팀이 맡고 있는 대관업무를 법률회사(로펌)에 맡기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보도했지만, 삼성은 실제로 이를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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