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주요 상장사들의 고용이 1만3천명 가까이 대폭 줄었다. 현대차·에스케이(SK)·엘지(LG)·롯데 등 나머지 4대 그룹의 고용이 3천여명 늘었으나, 삼성의 고용 감소가 이를 압도하면서 5대 그룹 전체로 일자리가 1만개 가까이 줄었다.
31일 <한겨레>가 5대그룹 상장사들 중 2011~2016년 6년간 사업보고서가 확인되는 57개사를 대상으로 임직원 수(기간제근로자 포함)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51만8486명으로 2015년 말(52만7934명)에 비해 9448명(1.8%)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감소 폭(3567명)의 3배에 육박한다. 5대 그룹 상장사 임직원 수는 2014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2015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2016년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이는 삼성그룹이 주도했다. 삼성전자·물산·에스디아이(SDI)·전기·중공업 등 15개 상장사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현재 17만8966명으로, 2015년 말(19만1686명)에 비해 1만2720명(6.6%)이나 급감했다. 2015년 감원 규모(5539명)의 두 배가 넘는다. 삼성그룹 임직원 수는 2014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2015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고용 감소가 3698명(3.8%)으로 가장 크다. 다음은 삼성중공업 2077명(14.9%), 삼성에스디아이 1969명(17.8%), 삼성물산 1831명(15.25%), 삼성전기 1107명(9.4%) 등의 순서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프린팅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이 29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8천억원 증가했지만 고용이 크게 줄어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삼성전자는 “프린팅사업부 매각으로 1500~1700명 정도가 줄어든 것 외에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었다. 나머지는 자연감소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은 조선과 건설 업종 부진으로 대대적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삼성에스디아이와 삼성전기도 실적 개선을 위해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
나머지 4대 그룹 임직원은 오히려 3200여명 늘어났다. 엘지그룹 11개 상장사가 1263명(1.25%) 늘어 증가 폭이 가장 크다. 현대차그룹 10개 상장사가 1263명(0.9%), 롯데그룹 8개 상장사가 368명(0.8%), 에스케이그룹 13개 상장사가 348명(0.8%) 늘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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