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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경영실패→아버지 가신들에 기대다 ‘불행 자초’

등록 2017-08-25 16:39수정 2017-08-25 18:23

이재용 순탄치 않은 인생행로
그래픽_장은영
그래픽_장은영
“저는 평소에 제가 (삼성의)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되어서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8월7일 최후진술)

이재용(49) 부회장이 25일 “뜻을 펴보기도 전에”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초고속으로 부회장까지 올라 경영권 승계를 눈 앞에 두게 됐지만, 오히려 경영에서 멀어졌다.

이 부회장은 1968년 서울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1남3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1992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1995년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이어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른바 ‘금수저’로 태어나 최고 학부를 거친 대표적인 재벌 후계자였다.

그의 경영권 승계 과정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건희 회장로부터 1995년 동생들과 함께 받은 60여억원으로 돈을 불렸다. 먼저 비상장 계열사인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싸게 사들여 상장한 뒤 되팔아 목돈을 만들었다. 다시 1996∼1997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삼성에스디에스(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인수했다. 이후 주식으로 전환해 많은 지분을 확보했다. 2014년 말 두 회사의 상장으로 그의 보유 지분가치는 약 5조8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성그룹 지분은 확보했지만, 뒷탈을 낳았다. 2008년 대법원에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인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지만 삼성에스디에스에 대해서는 유죄가 확정돼, 이 부회장에게 ‘재벌 3세의 편법 상속증여’라는 이미지를 새겼다. 또 아버지를 따라 해외로 순환근무를 떠나기도 했다.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경영 성과를 찾기도 어렵다. 2000년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이(e)삼성’은 1년 뒤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어려움에 처한 뒤 회사가 사라졌다.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 상무보로 승진하고, 상무(35살)-전무(39살)-부사장(42살)-사장(42살)을 거쳐 2012년에는 부회장(44살)에 올랐다. 11년 만에 부회장까지 오른 초고속 승진이었다. 최근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과를 평가하기엔 이르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기 전에는 ‘아버지’ 그늘에 가려 있었고, 이후에는 ‘아버지의 가신들’에 기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재판의 근본원인이 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도 이 부회장은 반대 의사를 피력했지만, 가신들의 의견에 순응했다. 5년형을 다 살고 나올 경우 그의 나이는 54살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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