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현대차 저널(HMGjournal) 화면 갈무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의 자발적 개혁 마감시한을 오는 3월로 제시한 가운데, 그동안 움직임이 없던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내놨다. 현대차는 주요 계열사에 있는 투명경영위원회의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를 앞으로는 국내외 일반 주주들이 직접 추천한 인사 가운데 선임하겠다고 18일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주 권익을 확대하고, 경영 투명성 강화와 주주와의 소통을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고, 이 가운데 1명은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다. 임기 3년의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는 주주 관점에서 의견을 적극 제기하고,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이사회와 주주 간 소통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배구조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릴 계획이다. 자문단은 주주 추천 후보들을 검토해 3∼5명의 후보를 선정하고,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 1명을 결정하면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에 현대글로비스가 처음 시행하고, 2019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2020년에는 현대모비스가 도입한다. 현대차·기아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에 이어 현대제철·현대건설에도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06년과 2015년에도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정몽구 회장이 비자금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던 2006년 기획조정실 축소, 윤리위원회 설치, 지배주주 보유 주식 사회 환원 등을 약속했고, 2014년 9월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 논란’으로 주주 이익이 침해됐다는 비판을 받은 뒤인 2015년 4월에는 투명경영위원회 설치와 주주권익보호 사외이사 선임 등을 담은 개선안을 발표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주주들과 지배권을 나누겠다는 것이어서 한걸음 나간 것”이라며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후보를 선임하면 노동이사제 도입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은 “독립성 있는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제도 마련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당면한 순환출자 해소, 글로비스 일감 몰아주기 문제 해결 등은 물론 지주회사 전환 등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아쉽다. 이른 시일 안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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