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원 과실로 발생한 배상 책임을 ‘직원 월급으로 송금하라'는 내용의 댓글 달아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직원 과실로 발생한 배상 책임을 ‘직원 월급으로 송금하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 내부 규정은 직원의 과실로 발생한 손해는 회사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는데도, 최고경영자가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해 직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나온다.
5일 대한항공과 직원들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1월2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매케런 국제공항에서 인천행 대한항공을 이용한 한 한국인 승객이 대한항공 발권 데스크 직원의 안내 실수로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헤어스프레이를 압수당했다. 기내에는 각종 액체류와 폭발성 및 인화성, 유독성 물질,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 등을 반입할 수 없다. 폭발성 물질로 분류되는 헤어스프레이의 경우 위탁수하물로 보내야 한다. 하지만, 대한항공 직원이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고 잘못 안내해 해당 승객은 헤어스프레이를 비행기에 들고 탔다가 보안검색대 검사에서 적발됐다.
해당 고객은 지난달 4일 이메일로 대한항공 쪽에 불만을 제기했다. 조 회장은 같은 달 21일 대한항공 내부 업무용 인트라넷에 올라온 해당 글을 보고 “지점장 월급으로 같은 헤어스프레이 구매 또는 금액으로 송금 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직원 과실로 발생한 손해액에 대해 업무책임자 월급으로 해결하라는 취지다. 대한항공의 여객운송 약관(책임제한 및 구상권의 보유)을 보면, 항공사 과실로 발생한 사실이 증명되고 이용객의 과실이 아닌 점이 판명된 경우 손해액은 항공사 쪽이 부담하도록 되어있다.
대한항공 일부 직원들은 “회장이 댓글로 직원의 실수를 언급하며 직접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조 회장이 댓글로 종종 업무지시를 해왔고, 이로 인해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평소 조 회장은 고객 불만사항에 관심을 기울이고 내부 업무용 인트라넷을 통해 직접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건은 ‘지점장이 책임지고 관리를 잘하라'는 업무 지시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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