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 대한항공 제공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던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만간 경영 일선에 복귀할 전망이다.
27일 대한항공과 업계쪽 설명을 들어보면, 조 전 부사장은 다음 달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쪽에선 조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 전에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맡았었고, 호텔 경영에 강점이 있다고 판단해 칼호텔네트워크로 복귀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 칼(KAL)호텔, 서귀포 칼(KAL)호텔, 제주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등 4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미국 뉴욕시 제이에프케이(JFK)공항에서 출발하려는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을 폭행하고 위력으로 항공기 항로를 변경해 정상운항을 방해한 혐의로 2015년 1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대한항공 부사장직은 물론 칼호텔네트워크, 한진관광, 왕산레저개발 등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조 전 부사장의 복귀설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집행유예를 확정한 뒤 지속적으로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지난해 12월21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의 상고심에서 항로변경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업무방해죄 등으로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며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복귀설에 대해 대한항공쪽은 “(조 전 부사장의) 복귀가 임박한 것은 맞다. 대법원 판결도 나왔고, 내부에서도 복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복귀하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 시사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나온다.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땅콩회항은 재벌 3세의 갑질에 온 국민이 공분한 사건”이라며 “이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조처도 없었고, 아직 집행유예 중인 점을 감안하면 복귀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도 <한겨레>와 통화에서 “(사건 이후) 직위를 다 잃고, 마치 회사를 욕먹인 사람처럼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 됐다”며 “조현아씨는 어떤 심사를 통과해서 복귀하는지 모르겠다. 힘과 권력이 없으면 공정과 정의도 없다는 걸 느낀다. 복귀는 온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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