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갑질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한진그룹이 새로 구성할 준법위원회에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위원장으로 위촉한다고 23일 밝혔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수습책 성격이다. 한진그룹은 전날에는 조현아(44)·조현민(35) 자매가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하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보임하겠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목영준 위원장은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국제적 헌법 기구인 ‘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 정의원 등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해왔다”고 평하며 준법위원장 위촉 사실을 밝혔다. 목 신임 위원장은 2013년부터는 김앤장 사회공헌위원장을 맡아 소외계층 법률교육, 공익법 제도 개선, 공익소송 등을 해왔다고도 한다.
한진그룹은 목 전 재판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위원회는 한진그룹 내부 감시기능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국내외 준법 관련 사항을 총괄 지휘하고, 계열사법 준법지원 조직 구축을 지원한다는 것이 한진그룹 쪽의 설명이다.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법 등 주요 사항에 대한 그룹 차원의 감사 업무와 각종 위법사항 사전 점검, 개선 방안 마련 및 조언, 감사 요청 기능 강화 등의 업무도 수행하게 된다.
한진그룹은 준법위원회의 범위와 활동 계획, 위원 구성 등 세부 내용은 조속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조양호 회장의 대국민사과와 함께 발표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부회장 보임에 대해서는 석 대표이사가 1984년 입사 뒤 조양호 회장의 ‘복심’으로 일해온 최측근인 만큼 전문 경영인 체제에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 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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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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