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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빨간불 켜진’ 수출, 18개월만에 증가세 꺾였다

등록 2018-05-01 19:56수정 2018-05-01 22:05

4월 501억달러…전년대비 1.5%↓
자동차·철강 등 6개품목 감소세 뚜렷
제조업·수출 부진 이어지나 우려도
산업부 “작년 기저효과…상승세 지속”
1∼4월 누적 1955억달러 역대 최대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17개월 연속 증가하던 수출이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일시 급증했던 선박 수출의 기저효과를 반영할 때 수출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지만, 주력 품목인 자동차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반도체 호황 사이클 또한 주춤하는 양상이다. 주력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 부진이 기조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서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 줄어든 500억6천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 수출은 2016년 11월 이후 18개월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올해 1~4월 누적 수출액은 6.9% 증가한 1955억달러로 이 기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힘을 잃고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등의 부진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김영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 4월 수출 급증의 기저효과로 올해 4월 수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선박을 제외하면 전반적 수출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 동향 지표로 보면, 지난해 4월에 두가지 특수한 변수가 있기는 했다. 중공업 부문에서 55억달러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출이 이뤄졌고, 5월 초 장기연휴에 대비한 조기 통관으로 수출이 급증하면서 지난달 수출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처럼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다른 주력 품목의 수출 감소세가 심상찮다는 점은 불안한 요소다. 지난달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자동차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올 들어 자동차 수출은 1월(13.3%)에 반짝 상승한 이후 2월(-14.5%), 3월(-8.6%), 4월(-8.6%) 등 석달 연속 내림세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중남미 등의 수출이 부진했고, 구조조정 중인 한국지엠의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무선통신기기와 디스플레이, 철강 등도 감소세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신제품 판매 부진으로 23.3% 줄었다. 지난 3월 상승세로 전환했던 철강 수출이 다시 7.4% 감소했고, 선박류는 75%나 급감했다. 디스플레이는 엘시디(LCD) 경쟁 심화로 넉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흐름은 연초를 기점으로 한풀 꺾이는 기조가 뚜렷했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는 제조업 부진이 두드러졌다. 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에 견줘 1.2% 감소했고, 설비 투자는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미 자동차 수출 감소에다 조선 등 전방산업의 수요 위축에 따른 것이다. 본격적인 경기 하락세 징후라고 진단하기엔 이르지만, 대외 통상 환경 악화로 주력 품목의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

* 그래픽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제조업 부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정성태 엘지(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여러 악재가 겹쳐 3월 지표가 다소 나빠졌지만 경기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며 “현대·기아차도 북미 시장 수출 전략에 실패한 탓이라서 앞으로 에스유브이(SUV) 시장에 잘 대응하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생산, 수출 부진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수년간 하락하는 추세인데다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 점유율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환율이 떨어지면서 가격경쟁력까지 줄어들어 주력산업이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선진국의 경제 발전사를 봐도 제조업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 자동차와 조선 등 기존 주력산업이 연착륙하고, 이를 대신할 신산업, 첨단산업 분야를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대선 정은주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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