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2일 밤 귀국해 첫 지주사 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신 회장은 지난달 23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신 회장의 실질적 경영복귀로 이르면 다음달 중하순께 이뤄질 임원 인사에 관심이 모인다.
13일 롯데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 회장은 12일 밤 3주 만에 일본에서 귀국해 이날 지주 임원 및 계열사 부문장들과 주간회의를 가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부터 진행된 이 회의에는 황각규 부회장과 이원준(유통)·이재혁(식품)·허수영(화학)·송용덕(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BU?Business Unit)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그간의 내부 현안과 3분기 실적, 계열사별 문제점과 극복 방안 등을 보고받고 향후 사업 및 투자 계획 등을 논의했다. 신 회장은 회의 뒤 이날 오후 ‘정보화 전략 세미나’에 참석했다.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 완전히 복귀하면서, 인적 쇄신과 경영 정상화에 고삐를 죌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르면 다음달 중하순께 단행될 임원 인사가 초미의 관심사다. 내년 초 2년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대표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이종훈 롯데칠성음료 주류비지(BG) 대표,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등이다.
일각에서는 고강도 인사를 통해 내부를 쇄신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신 회장의 경영복귀 한달 만이라 ‘판 흔들기’는 최소화할 거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일단은 장기간 총수 부재로 뒤숭숭해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데 방점을 둘 거라는 관측이다. 다음달 초로 당겨질 것으로 점쳐지던 인사도 빨라야 중하순으로 늦춰지는 분위기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계열사 대표 인사를 신중하게 하는 그룹 분위기상 단기 실적만을 기준으로 광폭 인사를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임원 인사는 내년 그룹 운영 방향을 가늠할 방향타도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3일 “앞으로 5년간 5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7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내용의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첫해인 내년에만 1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뇌물 재판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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