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초 석방 된 지 두달 만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한다. 경영복귀 뒤 첫 출장지로 동남아시아를 택한 점에 비춰, 최근 사드 여파 등 이유로 중국에서 사업장을 철수하는 롯데가 동남아에서 입지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부터 5박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이날 오후 롯데센터 하노이와 롯데몰 하노이 등 현지 사업장을 방문하고, 4일에는 롯데자산개발이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쇼핑몰, 호텔 등을 건설하는 개발 사업인 ‘에코 스마트시티’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6일에는 인도네시아로 이동해 롯데케미칼이 4조원을 투자해 추진하는 석유화학단지 부지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 방문은 신 회장이 지난 10월 뇌물·경영비리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8개월 만에 풀려난 뒤 첫 출장이다. 석방 직후 3주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오긴 했지만, 주주 회동 및 업무 보고 차원이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통상 한해의 절반 이상 해외에서 보내며 각지 사업을 챙겨왔다. 재판으로 1년 가까이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현지 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첫 출장지로 동남아시아를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중국 롯데마트의 잇단 매각, 백화점 매출 하락 등 중국 시장 철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동남아를 그 대안으로 꼽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추가 사업 기회와 지역적 투자 기회를 살펴보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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