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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갑질 총망라 ‘미스터 피자’ 정우현 일가 경영권 포기

등록 2018-12-11 19:25수정 2018-12-12 10:13

엠피그룹 “정 전 회장 등 오너일가
경영 일선에서 후퇴…지배구조 개선”
미스터피자 ‘가맹점 갑질’ 등 촉발
횡령·배임으로 코스닥 퇴출위기 자초
조건부 보류됐지만 실적은 내리막
‘우회 복귀’ 가능해 공염불 우려도
정우현 전 엠피그룹 회장이 지난 1월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우현 전 엠피그룹 회장이 지난 1월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스터피자’의 엠피(MP)그룹은 ‘갑질’, 횡령, 배임 등 각종 악재 끝에 지난 10일 가까스로 상장 폐지 위기를 잠시 넘겼다. 회사를 뒤흔든 근원으로 꼽히는 정우현 전 회장 등 오너 일가는 결국 경영 일선 후퇴를 약속했다. ‘오너 리스크’에 취약한 국내 기업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사례가 추가된 셈이다.

엠피그룹은 11일 공시를 통해 정 전 회장과 아들 정순민 전 부회장 등 최대주주 2명과 정 전 회장 부인 정영신씨, 딸 정지혜씨 등 특수관계인 2명의 경영 포기를 추가 확약했다고 밝혔다. 정 전 회장 부자는 회사 지분을 각 16.78%, 정씨 모녀는 6.71%씩 갖고 있다. 또 횡령, 배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병민 전 대표와 김수진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등기 임원 4명을 사임·사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엠피그룹은 “주주가치 증진 및 경영 독립성과 투명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엠피그룹은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개선책을 내놨다. 정 전 회장이 1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되며 엠피그룹은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상장사 임원의 횡령이나 배임은 상장 폐지 요건 중 하나다. 1년간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엠피그룹은 지난 4월 씨제이(CJ)푸드빌 출신의 김흥연 대표를 영입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도 만들었지만 지난 3일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10일 4개월 개선 기간을 조건으로 상폐 결정을 일단 보류했다. 미스터피자로 한때 피자업계 1위를 차지했던 엠피그룹이 상장 9년 만에 코스닥 퇴출 위기까지 직면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횡령·배임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오너 갑질’ 사태가 단초가 됐다. 2016년 정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이 불거진 데 이어, 탈퇴 가맹점을 상대로 보복 출점을 일삼고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끼워 넣어 ‘치즈 통행세’를 챙긴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갑질’의 총망라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전횡을 휘두르면 기업 존립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줬다”고 짚었다.

미스터피자 실적은 내리막길이었다. 매출액은 2015년 1103억원에서 2016년 970억원, 2017년 815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01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2015년 72억원, 2016년 89억원, 2017년 109억원으로 늘어났다. 오너 리스크에 따른 이미지 손상과 실적 악화는 가맹점주들에겐 더 큰 고통을 의미한다. 이동열 미스터피자 구매협동조합 이사장은 “올해 들어 가맹점 매출이 2015년 대비 평균 30%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영 포기’가 선언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 전 회장 일가는 대주주이므로 언제든 경영 일선에 ‘우회 복귀’하거나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엠피그룹 관계자는 “최소 3년간 정 전 회장 부자의 경영 포기를 확약한 만큼, 어떤 방식이든 경영 참여는 공시를 어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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