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신라 모노그램’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국외 호텔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의 국외진출 전략이, 지난해 국외매출 1조원을 넘긴 것으로 관측되는 면세점에 이어 호텔 부문에서도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호텔신라는 올해 말 베트남 다낭에 ‘신라 모노그램’ 호텔을 여는 등 호텔사업 국외진출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두 개 이상 글자를 조합한 기호를 의미하는 모노그램에서 따온 ‘신라 모노그램’은 호텔신라의 서비스와 현지의 상징적 특성이 어우러진 곳에서 고급 호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신라 모노그램 베트남 다낭’은 베트남 중부 꽝남성 농눅비치에 들어설 예정이며 지상 9층 건물에 총 300여개 객실로 운영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위탁 제안을 받았는데 한국 관광객 수, 호텔 오픈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낭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호텔신라는 고급 브랜드 ‘더 신라’와 ‘신라 모노그램’, 비즈니스호텔 ‘신라 스테이’ 등 3대 브랜드를 구축하게 됐다. 호텔신라는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200여 객실 규모의 ‘신라 스테이’를 여는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중국 등 10여개 나라에 진출할 예정이다.
특히 신라 모노그램은 위탁경영 방식이란 점이 주목된다. 단독 브랜드를 단 호텔 위탁경영은 호텔신라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위탁경영은 건물 소유 회사가 호텔경영 경험을 가진 업체에 호텔 운영을 맡기는 방식으로, 대규모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면서 호텔 브랜드를 수출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메리어트·힐튼·하얏트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들이 이 방식으로 운영된다. 단독 브랜드로 위탁경영에 나선다는 건 업계에서 일정 수준의 호텔 운영 능력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2006년 중국 쑤저우에 있는 ‘진지 레이크 신라호텔’과 20년간 위탁경영 계약을 체결해 운영하고 있지만 단독 브랜드 수출은 아니었다”며 “단독 브랜드 수출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이 바탕이 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신라는 2010년 이부진 사장이 취임한 이래로 면세점 등을 중심으로 국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면세점을 낸 호텔신라는 중국 마카오 국제공항점과 타이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점을 잇따라 열었다. 지난해 12월 호텔신라는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기한을 기존 2020년에서 2022년까지 연장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3월 호텔신라 주주총회에서 “2018년을 호텔신라 ‘글로벌 경영 원년’으로 삼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은 국내 업계 최초로 지난해 국외매출 1조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