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카이(KAI·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산 상륙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개발한 카이(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민수시장에 역량을 집중해 2030년까지 항공우주산업을 연 2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관련 기업 1천여개를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카이는 17일 서울 영등포 공군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김조원 카이 사장은 “카이가 정부의 군수공장에서 벗어나 진정한 항공우주업체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며 “핵심 역량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항공우주산업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카이는 군수사업보다 민수사업에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카이는 “세계 항공 우주산업은 군수시장은 정체가 예상되는 반면 민수시장은 전세계 경제 성장과 교역 활성화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민수 기체 구조물 분야에서 ‘슈퍼 티어(Super Tier) 1’에 진입하는 한편, 민항기 시장의 성장에 맞춰 ‘코리아 브랜드’의 민수 완제기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카이는 설립 초기(1999년) 방산에 의존해왔지만, 현재 카이 사업구조에서 국내 군수 비중은 40%, 민수 기체 구조물·완제기 수출 비중은 60%로 민수사업의 비중이 더 높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돼 군축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민수사업을 키우게 된 배경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남북 경협이나 동북아 정세에 따라 평화 분위기가 정착되면 항공기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동북아 지역에 민항기 수요가 많을 거라 보고 항공기를 한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말했다.
항공우주산업 관련 협력업체 1천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카이는 지난해 항공우주산업 업체 육성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어 신규 협력업체 110개를 발굴했다. 김 사장은 “카이가 새로운 항공우주산업으로 가려면 카이와 카이 주변 협력업체로는 불가능해 새롭게 항공우주산업으로 진입하는 업체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카이와 거래하는 국내업체가 지난해 말 기준 110개가 늘어 330여개가 됐다. 이런 기조가 이어져 이른 시일 내에 항공우주업에 종사하는 업체가 1천개로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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