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한진칼이 케이씨지아이의 주주제안을 막기 위해 이사회 소집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주총회를 소집하기 위해선 이사회에서 주총 일시·장소·안건 등을 결의해야 하는데, 한진칼이 케이씨지아이의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결의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한진칼 쪽은 “항고 결과를 지켜본 뒤 (이사회 소집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씨지아이는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진칼은 지난달 26일 (의안상정 가처분) 심문기일에 ‘주총 소집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5일에 열 예정이며, 법원의 결정이 있으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씨지아이는 “케이씨지아이의 주주제안을 주총에 상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사회 일자를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이씨지아이는 지난달 “조양호 회장 등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감시하기 위해 감사 1인과 사외이사 2인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며 이를 올해 정기주총 의안으로 상정하라는 주주제안을 한진칼에 보냈고, 법원에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도 냈다. 1심은 케이씨지아이의 손을 들어줬으나, 한진칼이 항고해 2심이 진행 중이다.
케이씨지아이는 “한진칼 주주들은 지금까지도 정기주주총회에서 논의될 안건조차 파악할 수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진칼 관계자는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므로 2심 결과가 나온 뒤 이사회 소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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