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하 별도기준)이 1000%를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300%포인트 넘게 뛴 결과다.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지원에 따라 부채비율이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5일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부채비율이 1144%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814%와 비교했을 때 33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895%로 지난해에는 649%였다. 아시아나항공은 보도자료를 내어 “(부채비율은) 올해부터 운용리스 회계기준이 변경된 데 따른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1분기보다 400~500%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1% 감소한 72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0.2% 늘어난 1조7232억원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35억원 흑자에서 ?89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부문은 유럽 노선과 중국 노선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으나 화물 부문 실적이 부진했다”며 “당기순이익은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영향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설 거란 예상은 지난해부터 나왔다. 올해 1월1일부터 적용된 새 회계기준(IFRS16)에 따르면 항공기 ‘금융리스’뿐 아니라 ‘운용리스’도 부채로 인식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운용리스 비중이 높아 이를 부채로 인식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운용리스란 항공기 리스회사에 매달 리스료를 지급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항공기를 리스회사에 돌려주는 임대 방식이고, 금융리스는 매달 할부금을 내고 계약이 끝나면 항공기 소유권을 항공사가 갖는 방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상태가 나쁜 탓에 그간 부채로 잡히지 않는 운용리스를 중심으로 기재를 운영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82대 중 운용리스 항공기는 50대로 전체 61%다. 반면 대한항공은 17%다.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지원에 따라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 4월 채권은행의 자금지원에 따라 영구전환사채 4000억원이 발행되고, 기존에 발행됐던 전환사채 1000억원 중 800억원이 4~5월 사이에 전환되면서 4800억원 수준의 자본이 이미 확충됐다”며 “예정된 영구전환사채 1000억원 추가 발행이 완료되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1분기 대비 400~500%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해 새 항공기를 도입해 기재경쟁력을 강화하고 희망퇴직 및 무급휴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 비수익 노선 운휴, 퍼스트클래스 폐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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